기후변화 여파 의심…“대기순환 영향받아 ‘폭염의 핫스폿’”
[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본격적인 여름철 시작과 함께 찾아온 기록적 폭염에 유럽 각지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무더위와 가뭄 여파에 산불 이재민이 속출하는가 하면, 학생들이 조퇴하고 외부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권고도 잇따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미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과 포르투갈 곳곳에서 낮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포르투갈 로자지역의 경우 한때 낮 최고 기온이 46.3도를 찍으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리스본도 41.4도로 7월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스페인 국립기상청(AEMET)은 이번주 스페인 남부 및 서부 일대가 45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역시 여름철 역대 최고 기온인 38.7도가 올여름 깨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도가 높은 유럽에서 무더위가 ‘일상’이 된 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 컬럼비아대 소속 기후학자인 카이 코른후버는 로이터에 유럽을 ‘폭염의 핫스폿’(hotspot·중심지)이라고 표현하면서 “유럽 일대가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대기순환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비롯해 크로아티아, 프랑스 등 각지에서 잇따르는 산불 피해도 그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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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경우 지난 12일 남서부 지롱드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번지면서 이날 현재까지 6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로이터는 현지 경찰을 인용해 전했다.
현재까지 소방관 1000여명이 동원된 가운데 푹푹 찌는 더위와 바람에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염 현상이 이어지면서 시민의 일상생활도 위협하고 있다.
어린이와 고령층, 임신부 등 취약층을 중심으로 특히 건강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처도 추진되고 있다.
영국 기상청은 오는 17일 하루 발령 예정이던 ‘앰버 경보’를 19일까지로 연장하고, 가급적 시원한 실내에서 머물면서 외부활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앰버 경보는 세 단계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극단적 고온 탓에 일상생활이 심한 악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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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일부 학교에서는 한낮을 피해 학생들이 일찍 하교하도록 조처하거나 아예 시간표를 조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유럽 일대의 폭염과 산불로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면서 각 도시와 공동체에 피해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