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러 간 중립 외교, 세르비아 국익 달린 일”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유튜브 'RTV Pink Official'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친(親)러시아 성향으로 분류되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는 등 친 유럽 노선을 추구하는 동시에 러시아·중국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등거리 외교’ 전략을 펼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부치치 대통령은 전날 ‘핑크(Pink) TV’란 이름의 한 유럽 케이블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결해 유럽의 길을 계속 가야한다”면서 “러시아와 중국, 다른 모든 국가들과 관계도 유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이 같은 중립 외교 정책이 세르비아의 국익이 달린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다시피 이 정책은 가장 힘든 시기도 견뎌냈다”며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정책인지 지켜봐달라”고 했다.
다만,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불거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 만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편을 확실히 들었다.
부치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리켜 “세계 대전”이라며 “서방이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동원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발칸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세르비아는 이 지역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르비아는 미국과 관계를 발전하는 동시에 중국·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외교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중립주의’를 표방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군사 블록에 가입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2009년 12월 EU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고 2012년 3월 승인 받아 공식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 받았다. 다만, 코소보에 대한 독립국 인정 문제와 과거 유고 내전 당시 인종 학살 논란, 이를 둘러싼 옛 유고 연방 국가들과 갈등이 정식 가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세르비아 내부에서도 EU 가입에 대한 여론 역시 약화하는 모양새다.
앞서 부치치 대통령은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내일 국민투표가 실시된다면 국민 35%만 EU 가입을 지지할 것이며, 44%는 반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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