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방장관 “만행 용서할 수 없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선거 거리유세 중 피습을 당해 도로 위에 쓰러져 있다. 관계자들이 아베 전 총리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68)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 유세 도중 산탄총에 맞아 쓰러져 심폐 정지 상태에 빠진 사건에 일본 정치권이 큰 충격에 빠졌다.
아베 총리가 소속된 집권 자민당을 비롯해 야당 모두 “용서하지 못할 테러” “일본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일제히 규탄했다.
오는 10일 참의원선거를 이틀 앞둔 상황임에도 여야 주요 정치인은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심폐 정지 상태라는 소식에 유세를 중단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가두연설을 취소하고 급히 헬리콥터를 이용해 야마가타(山形)현에서 도쿄로 복귀 중이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아베 전 총리 저격 관련대책을 논의하는 대책실을 설치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참의원 선거유세를 위해 전국 각지에 있는 각료들에게 즉시 도쿄로 돌아올 것을 지시했다.
여당인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조회장은 “정치테러를 용서할 수 없다”며 “아베 전 총리가 하루빨리 회복해 우리의 리더로 다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정조회장은 사건 발생 50분 전인 오전 10시40분께 아베 전 총리와 통화했다고도 덧붙였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泉健太) 대표도 이날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서 예정됐던 참의원선거 유세를 취소했다.
우익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의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郎) 대표와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부대표도 가두연설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와 여야, 경제계, 일본 주재 외국공관 등에선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저격을 규탄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일 나라시에서 유세 도중 발포음과 함께 쓰러져 있는 현장 영상. |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관방장관은 기자들에게 “만행은 용서할 수 없는 것으로 단호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입헌민주당의 니시무라 지나미(西村智奈美) 간사장은 “민주주의 일본에서 생각할 수 없는 대사건이 발생했다”며 “단호히 항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쓰모토 마사요시(松本正義) 간사이경제연합회장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저격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폭력적인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람 이매뉴얼 일본 주재 미국대사는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아베 전 총리가 총격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고 비탄에 빠져 있다”면서 미국 정부와 국민은 아베 전 총리의 가족과 일본 국민을 위해 기도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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