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현장서 살인미수 혐의로 41세 남성 체포…총 압수
8일 일본 나라(奈良)현 나라시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68) 전 일본 총리를 향해 산탄총을 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보안요원들에게 잡혔다. [유튜브 '朝日新聞社'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68)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 유세 도중 산탄총에 맞고 쓰러져 심폐 정지 상태다.
일본 최장기 총리를 지냈고 보수·우익세력의 구심점이던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소식에 일본 열도는 충격에 빠졌다.
아베 전 총리는 8일 오전 11시30분께 일본 나라(奈良)현 나라시에서 참의원선거를 앞두고 가두유세를 하던 도중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고 일본 NHK방송과 교도(共同)통신 등이 보도했다.
당시 총성과 같은 소리가 두 차례 들렸으며 아베 전 총리가 가슴 부위에서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고 현장에 있던 NHK 기자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가 뒤에서 산탄총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8일 일본 나라(奈良)현 나라시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68) 전 일본 총리가 용의자가 쏜 산탄총을 맞는 당시의 모습. [유튜브 '朝日新聞社' 채널 캡처] |
아베 전 총리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소방 당국은 그가 심폐 정지 상태라고 설명했다.
심폐 정지는 심장과 호흡이 정지했으나 의사에 의한 사망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일본 관방장관은 “나라현에서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았다”며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는 구급차로 이송되던 초기에는 의식이 있었고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반응하기도 했으나 이후 의식을 잃고 심폐 정지 상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나라시에 사는 야마가미 데쓰야(41)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소지하고 있던 총도 압수했다.민영방송 TBS는 야마가미가 전직 해상자위대원이라고 보도했다.
현장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흰색 연기가 피어오른 후 아베 전 총리가 쓰러진다.
한 남성은 처음에는 “불꽃인가 하고 생각했다”며 제압된 남성이 들고 있던 총으로 추정되는 물건이 “(권총이 아니라) 꽤 컸다”고 말했다.
NHK에 따르면 한 전문가는 범행에 사용된 총이 산탄총이 아니라 일반적인 총을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아베 일본 전 총리가 8일 나라시에서 참의원선거 거리유세 중 산탄총에 맞아 쓰러져 있다. [로이터] |
아베 전 총리는 2006년 9월~2007년 9월과 2012년 12월~2020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총리를 지낸 바 있는 일본 집권 자민당 내 대표적 강경파 인사다. 그는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이끌고 있다.
참의원선거 투표를 이틀 앞둔 가운데 벌어진 전직 총리 피격 사건에 일본 사회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지방 유세일정을 취소하고 총리관저로 복귀하는 중이며 일본 주요 방송은 일제히 특보 체제로 전환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이번과 같은 만행을 용납되지 않으며 단호하게 비난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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