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더 많은 무기·병력 없이 형세 못 되돌려"
[유튜브 'Channel 4 News'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에 고전하다 최근 동부 전선에서 우위를 점하는 ‘공식’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초고속으로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려다 실패하자 장기전을 대비하고 화력과 병력 규모의 우세를 내세워 우크라아니 동부에서 야금야금 전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재 형세와 관련해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더 많은 서방 무기와 병력 충원이 없이는 전세를 되돌릴 수 없는 장기적 소모전의 무대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최근 이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리가 대응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화포와 기갑을 1㎢마다 매우 집중적으로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은 방어에 유리한 거점을 중심으로 병력을 서서히 물리면서 러시아의 병력을 손실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 역시 피해가 적지 않고 대대적인 반격도 여의치 않은 까닭에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결과적으로는 러시아에 영토를 빼앗기게 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러시아는 3일 동부 전선 핵심 거점인 리시찬스크를 점령, 루한스크주를 장악했고 이제는 이웃 도네츠크주의 우크라이나군 거점을 연일 맹폭하고 있다.
러시아는 1990년대 체첸과 전쟁 당시에도 압도적 화력을 동원, 초반에 불리햇던 전황을 뒤집었다. 시리아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했다.
러시아 정부 고위층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 전역을 점령한다는 군사목표 달성에 멈추지 않고, 당초 목표대로 우크라이나 전체를 자국의 영향권에 두겠다는 의지마저 내비쳤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5일 러시아의 목표가 우크라이나를 탈군사화하고 중립국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5일 보고서에서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의 더 많은 부분을 점령할 의도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암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튜브 'Channel 4 News' 채널 캡처] |
서방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위기에 몰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가뜩이나 병력 부족과 경제 악화에 시달리는 터에 길어지는 전쟁을 감당할 능력이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5개월째 이어지는 전쟁에 무기와 탄약이 떨어져 가는 것도 문제다.
다닐로우 서기는 우크라이나군 무기의 주종을 이루는 소련제 무기와 탄약이 고갈되면서 갈수록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무기 지원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방은 무기를 계속 지원하고 있지만 여러 종류의 무기체계가 섞이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서방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의 무기 부족을 해소할 수는 있지만 훈련과 유지, 병참이 별도로 필요한 다양한 장비를 때때로 조금씩 전달하는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러시아군의 탄약도 차츰 바닥을 드러내는 조짐이 보인다.
다닐로우 서기는 러시아군의 화력이 전쟁 4개월째부터 약해졌고 현재는 2개 전선 이상에서 동시에 공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