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흑해 최대 요충지로 꼽히던 ‘즈미니섬(뱀섬)’을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군이 보유한 무인공격기(드론)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제작·배포한 영상 속에는 즈미니섬 공격에서 터키제(製) 바이락타르 TB2 공격용 드론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됐는지에 대한 모습이 담겼다.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
즈미니섬 상공에 도착해 작전 수행을 시작한 바이락타르 TB2 드론은 주둔 중인 러시아군에 추가 군장비와 군수 물자 등이 보급되지 못하도록 부두 시설을 우선 공격했다.
이어 드론이 발사한 미사일이 러시아군 트럭에 명중해 불타는 모습 등도 영상 속에 담겼다.
앞서 지난달 30일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을 통해 “포격과 미사일, 공습에 견디지 못한 침략자들은 뱀섬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리 영토를 해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 오데사 지역 방위군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뱀섬에 이제 러시아군은 없다. 우리 군이 큰일을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도 자국군이 뱀섬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오늘 호의의 표시로 러시아 무장군은 뱀섬에서 임무를 마친 뒤에 그곳에 있는 주둔군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위해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하려는 유엔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군사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즈미니섬을 우크라이나군에 내준 것이 매우 뼈아픈 패배라 분석하고 있다.
뱀섬을 확보하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루마니아에도 위협이 될 수 있었다.
독일에서 발원해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중부 유럽과 동유럽 9개국을 거쳐 흑해로 흘러나오는 ‘동유럽의 젖줄’ 다뉴브강 하구도 사정권 안에 넣을 수 있었던 만큼 러시아군이 단순히 호의로 뱀섬을 내줬다는 것은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스티브 로젠버그 BBC 러시아 에디터는 “이미 넉 달 이상 뱀섬을 차지하겠다고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고, 러시아군이 그동안 ‘호의’라곤 보여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임무를 마쳤으니 호의를 보여주겠다’는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