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TRT World'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스웨덴과 핀란드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다시 가로막고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우선, 스웨덴과 핀란드는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하며 이는 이미 문서에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그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당연하게도 우리가 (협정 비준 동의안을) 의회에 상정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의회에 (비준동의안을) 넘기지 않으면 협정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서를 달긴 했지만,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거부 방침을 철회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가로막을 가능성을 재차 시사한 것이다.
앞서, 튀르키예는 28일 핀란드, 스웨덴과 정상회담을 하고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튀르키예는 그동안 자국이 분리독립 세력이자 테러단체로 규정한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 정파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스웨덴과 핀란드가 지원한다며 나토 가입을 반대해 왔다.
그러나 이들 나라가 PKK 관련자의 신병 인도와 관련해 구체적 절차를 밟기로 하고 2019년 튀르키예에 부과한 무기수출 금지를 해제하기로 하면서 가입 거부 입장을 철회했다.
이와 관련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 정부가 ‘테러범’ 73명의 신병을 튀르키예에 인도하고, PKK의 자금조달·인력수급 활동을 단속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자국 공영방송 SVT와 인터뷰에서 “스웨덴은 법과 국제 관습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는 결코 스웨덴 국민을 추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한편, 튀르키예 미디어 규제당국인 라디오TV최고위원회(RTUK)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의 자국 내 접속을 차단했다고 이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RTUK 이사회 한 위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RTUK 이사회의 요청으로 내려진 법원 명령에 따라 도이치벨레 튀르키예 서비스와 VOA 접속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두 매체는 언론검열 장치란 비판을 받는 튀르키예의 언론규제법에 따라 면허를 신청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가 이러한 조처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RTUK는 정부 비판적 언론에 대해 반복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언론 통제 논란이 제기되는 기관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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