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흑해 전략적 요충지인 뱀섬(즈미니섬)에 주둔 중이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파상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병력을 철수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을 통해 “포격과 미사일, 공습에 견디지 못한 침략자들은 뱀섬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리 영토를 해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 오데사 지역 방위군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뱀섬에 이제 러시아군은 없다. 우리 군이 큰일을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도 자국군이 뱀섬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오늘 호의의 표시로 러시아 무장군은 뱀섬에서 임무를 마친 뒤에 그곳에 있는 주둔군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위해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하려는 유엔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는 항상 이런 식으로 패배를 덮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영토를 수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무기를 보내달라”며 서방의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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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측 평화협상단장을 맡은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그래서 러시아가 호의를 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때려줄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 측 주장을 비꼬았다.
뱀섬은 우크라이나 본토 남쪽 끝에서 약 48㎞ 떨어진 흑해의 서북부에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 뱀섬은 몰도바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루마니아까지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당일 흑해 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호를 보내 뱀섬을 점령했다.
당시 뱀섬 수비대원이 모스크바호의 항복 요구에 가운뎃손가락을 드는 욕설을 하며 “꺼져라”라고 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뱀섬은 러시아 침공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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