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거 지구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유튜브 'The Sun'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영토를 러시아에 내주고 휴전하는 방안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민 대다수가 반대한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SJ가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업체 NORC에 의뢰, 우크라이나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6월 9∼13일 전화 면접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89%는 이같은 방안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2월24일 침공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을 휴전 조건으로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침공 이전부터 이미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점령하고 있던 남부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지역 일부를 휴전 조건으로 내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81%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자국군이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것으로 거의 확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의 66%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2월 침공 이전 당시의 국경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럴 확률이 희박하다는 의견은 10%에 불과했다.
특히 53%는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 등에서도 러시아군을 물리치고 자국의 영토를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쟁이 오랜 기간 교착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20%, 현재 동부·남부의 러시아 점령지를 내주고 휴전할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6%에 그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신뢰도 탄탄한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거 지구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유튜브 'The Sun' 채널 캡처] |
응답자의 78%는 러시아 침공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처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대처가 부실하다는 응답은 7%에 그쳤다.
대통령을 신뢰하느냐는 물음에는 84%가 ‘그렇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대해서는 대다수인 97%가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국회에 대한 신뢰도는 38%에 그쳤다. 국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7%로 과반이었다.
NORC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우크라이나어·러시아어 등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분열되는 경향이 오랜 기간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우크라이나가 단결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의 승전 예상이 높게 나타나는 데 대해서는 “거의 신앙 같은 것. 전쟁 상황을 토대로 계산한 지식이 아니라, ‘우리가 이겨야 한다’는 종교적 믿음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