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남부 마스트리흐트에서 열린 유럽아트페어 테파프(TEFAF)에서 벨기에 국적의 남성 2명과 다른 신원 미상의 남성 2명이 유리 진열장을 망치로 부숴 보석을 훔친 뒤 도주했다. [SyncMedia 유튜브 캡처] |
[SyncMedia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네덜란드에서 개최 중인 예술·골동품 전시회에서 관객들이 관람 중인 대낮에 무장강도가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남부 마스트리흐트에서 열린 유럽아트페어 테파프(TEFAF)에서 이날 낮 남성 4명이 난입, 유리 진열장을 부수고 보석 등을 챙겨 도주했다.
경찰은 이 중 벨기에 국적의 22세, 26세 남성 2명을 체포했으며 나머지 2명을 쫓고 있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영국 보석업체인 심벌릭&체이스의 다이아몬드 등이 포함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장에 관람객들도 있었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빵모자에 안경을 쓰고 재킷을 착용한 남성들이 전시장에 등장한다. 이들은 도난 경보가 울리는 동안 커다란 망치로 최소 12번 진열장을 내리치더니, 결국 유리를 부수고 가방에 뭔가를 집어넣었다.
당시 관람객 중 한명이 옆에 있던 큰 화병을 들어 이들을 제지하려고 하자, 권총으로 보이는 무기로 관람객을 위협하는 모습도 담겼다.
한 관객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소음이 들리길래 몸을 돌려 그들을 봤다”며 “한 명이 (진열장을) 내리치기 시작했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을 겁주며 쫓아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직도 좀 떨린다”고 했다.
경찰은 헬리콥터와 탐지견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도주한 2명이 벨기에 등록 번호가 달린 회색 차량을 몰았다며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후 네덜란드 소셜미디어에는 ‘피키 블라인더스’가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용의자들의 차림이 영국의 범죄 드라마 피키 블라인더스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같다는 점에서다. 이 드라마는 제1차 세계대전 후 혼란한 시기에 범죄 조직을 이끈 가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TEFAF는 미술품과 골동품을 전문으로 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시회 중 하나다.
이번 전시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년여 만에 열리는 것으로, 지난 25일 개막해 30일까지 이어진다.
주최 측은 트위터에서 “사건이 발생해 일시적으로 대피했다”며 현재 상황은 통제 중이며 여전히 관람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또 별도 성명에서 “보안팀이 침입자들을 무장해제하기 위해 재빨리 투입됐다”며 사건 당시 다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yooh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