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Vox'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재킷 벗을까요? 푸틴보다 강하게 보여야 하는데?”(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웃통 벗고 승마 정도는 해야죠.”(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26일(현지시간) 독일에서 모인 주요 7개국(G7) 정상들 사이에선 ‘상의 탈의’로 남성미를 과시하곤 했던 푸틴 대통령의 과거 기행(奇行)은 조롱의 대상이 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재킷을 벗어도 되는지 물음에 참석자들이 웃고 있다. [텔레그래프 유튜브 채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G7 회원국 정상들의 조롱 섞인 농담에 푸틴 대통령의 남성미 과시 관련 영상과 사진들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다양한 선전용 사진으로 이미지를 관리했다.
[유튜브 'ITV News' 채널 캡처] |
시베리아 호수로 여름휴가를 떠나 모험을 즐기는 호방함을 강조하는가 하면, 상의를 벗어젖히고 근육을 드러내며 남성성을 한껏 과시하기도 했다. 상의를 완전히 탈의한 채 말 안장에 올랐던 푸틴의 사진은 그가 얼마나 남성성에 집착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68세였던 지난해 1월에는 푸틴 대통령이 정교회의 주현절 축일 관례를 지키기 위해 영하 20도의 강추위에도 상의를 탈의한 채 얼음물에 입수하는 영상을 크렘린궁이 공개하기도 했다.
[유튜브 'Global News' 채널 캡처] |
크렘린궁은 연말이면 관련 푸틴 대통령의 사진을 한데 모아 달력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남성성을 과시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 전략이 러시아 내부에선 정치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현지 온라인 구직사이트 ‘슈퍼잡’이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각각 1000명씩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러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푸틴 대통령이 선정되기도 했다.
슈퍼잡은 보도자료를 통해 남성의 18%, 여성의 17%가 푸틴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남성 19%가 ‘본인’을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꼽은 것과, 여성 18%는 ‘그런 남자 없다’고 답한 결과를 고려하면 푸틴 대통령이 사실상 1위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남성 19%, 여성 18%)에 이어 2년 연속 러시아 최고 매력남 자리를 지키게 됐다. 4선 성공까지 선전용으로 배포한 홍보사진과 달력 기념품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ITV News' 채널 캡처] |
이 밖에도 푸틴은 외교 석상에서 각종 ‘기행’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고의적인 지각으로 상대방 정상들을 짧게는 수십분, 길게는 몇 시간씩 기다리도록 하는 수모를 선사한 바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4시간 15분씩이나 지각한 푸틴 대통령을 기다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외교가에선 ‘푸틴 타임(Putin time)’이란 말이 생길 정도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는 각종 기행을 통해 구축돼 있던 푸틴 대통령의 마초 이미지가 확연히 약화되고 있다.
[유튜브 'Global News' 채널 캡처] |
푸틴 대통령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과 사진 등을 분석하고, 크렘린궁 내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건강상에 큰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이 연이어 보도되면서, ‘마초남’이었던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가 빠른 속도로 퇴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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