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CRUX'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장 총사령관 알렉산드르 도보르니코프(대장급)를 경질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5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4월 10일 전쟁 총사령관으로 임명된 드보르니코프는 이미 한 달 넘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러시아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동부 돈바스 점령 작전이 지연된 것이 첫 경질 사유로 지목된다고 이 신문은 해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쟁 초기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이후 드보르니코프를 앞세워 돈바스 지역 점령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는데 그마저도 투입한 자원에 비해 성과가 불만족스럽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새뮤얼 라마니 영국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루한스크주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를 10일까지 점령하라는 기한을 줬지만 드보르니코프가 이를 지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군은 25일에야 세베로도네츠크 점령을 발표했다. 그마저도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기대한 만큼 점령지역을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드보르니코프가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신다는 점도 푸틴 대통령의 신뢰가 사라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영국의 한 탐사보도 매체는 드보르니코프가 과거 시리아에 파견됐을 때도 과도한 음주로 장교들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2015년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 당시 민간인 피해를 아랑곳하지 않는 방식으로 성과를 내 ‘알레포의 도살자’라는 오명을 얻은 인물이다.
1월에는 대규모 유혈 시위가 벌어진 카자흐스탄에 2000명의 러시아 공수부대를 끌고 들어가 사태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군 수뇌부를 경질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월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책임을 물어 8명의 장군을 파면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개전 후 충분한 충성심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보기관 수장들도 해임했고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확보한 정보가 부실했다며 연방보안국(FSB) 수장도 교체했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군 분석가는 장성급의 빠른 교체로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의 지휘 체계가 흐트러졌다며 “최전선에서 최고 장성이 전술 지휘관 역할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자 절망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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