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작자 “우린 LGBT+ 활동가…정치적 행위”
[유튜브 'HISTORY'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고대 그리스 문명의 상징인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서 성소수자들이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촬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그리스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그리스 문화재 관리 당국은 “신성한 유적지에 대한 가장 수치스런 모욕”이라고 발끈하며, 향후 이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폐쇄회로(CC)TV 150대를 설치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에 돌입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그리스 중앙고고학평의회(KAS)는 지난 21일 개최한 회의에서 파르테논 신전 등 고대 그리스 신전들이 밀집한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남쪽과 북쪽에 대한 신규 보안 시스템 설치를 승인했다.
리나 멘도니 그리스 문화부 장관은 “아크로폴리스 내부에 150개 이상의 CCTV 카메라로 구성된 새로운 첨단 보안 시스템이 설치될 것”이라며 “신성한 문화재 구역 내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통제실에서 24시간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 문화재 보호 당국이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아크로폴리스 내에서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성관계를 하는 모습을 담은 36분짜리 단편 영화 ‘제파르테논(Xeparthenon)’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해당 영화 촬영한 참가한 출연자들은 유적지에서 기념 사진을 찍은 척하며 원형으로 공간을 만들었고, 성소수자들은 해당 공간에서 성행위를 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이들을 원형으로 둘러싼 출연자 밖으로는 아크로폴리스를 방문한 일반 관광객들의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다.
익명을 요구한 해당 영화 제작자들은 자신들이 ‘성소수자(LGBT+) 활동가’라며,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장소에서 동성 간 성행위를 한 장면을 영화로 만든 것은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우리(성소수자)는 성적 선택과 표현 때문에 신체·언어적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대로 사랑하고, 성적 자기 결정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스 문화부는 해당 영화가 당국의 허가 없이 파르테논 신전에서 촬영됐다며 “불법적 촬영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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