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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에콰도르 반정부 시위 격화…6명 사망·90명 이상 구금 [나우,어스]
중남미 국가 에콰도르의 원주민들이 25일(현지시간) 수도 키토에서 연료와 식료품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NBC News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연료와 식료품 가격 상승에 대한 에콰도르 원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2주째 이어지면서 에콰도르 전역의 일상이 멈췄다.

25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원주민들이 차량에 불을 지르고 경찰에 돌을 던지면서 이날 기준 최소 6명이 사망했다. 이 중 2명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동 중이었지만 시위로 인해 도로가 봉쇄되자 치료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하면서 경찰 114명이 부상을 입고, 시민 94명이 구금됐다. 이날 시위대 수천명이 수도 키토에 집결해 의회 근처에서 돌과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현재 키토를 포함해 6개 주(州)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에콰도르토착인연맹(CONAIE)은 2주전 생활비 인상에 불만을 품어 정부에 10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연료 가격 동결, 은행 부채 유예, 비료 보조금 지원, 원주민 지역 내 광업 금지, 공교육과 의료에 대한 투자 증진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이들은 1년 새 갤런당 1.75달러에서 2.55달러로 오른 휘발유 가격을 2.1달러로 동결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CONAIE는 1997년부터 2005년까지 3명의 대통령을 몰아낸 연맹이기도 하다.

가디언에 따르면 CONAIE 지도자 레오니다스 이자는 지난 24일 과거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과 회담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추가 대화를 거부했다.

이자는 이날 가디언에 “조롱과 부당한 대우를 받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라소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원주민을 ‘내부의 적’으로 만들었다”며 “대화 대신에 우리가 요구한 사항에 대해 공개적인 응답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론이 나올 때까지 반란은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빈곤을 겪는 국민의 분노를 억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라소 대통령은 CONAIE가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는 대화를 요구했지만 그들의 대답은 더 폭력적이었다”며 “해결책을 찾을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에콰도르 당국은 시위가 시작되고 첫 8일 동안 1억1000만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위 격화로 일상이 멈추자 140만개의 일자리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콰도르의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에콰도르는 시위 이후 생산량이 거의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수출업자 연맹에 따르면 고속도로 봉쇄로 인해 꽃, 브로콜리, 목재 제품, 바나나 등의 품목 수출도 타격을 입었으며, 규모는 약 2700만달러인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5월 취임한 라소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강화, 국가 경제 재건, 그리고 일자리 창출 등의 공약을 내세워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라소 대통령이 집권한 뒤로 에콰도르는 실업률 증가와 의약품 부족, 마약 폭력 증가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가 지난 1년간 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재정 적자 감축과 외채 상환에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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