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2차대전 직전인 1938년 상황으로 돌아온 것”
리처드 시레프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사령부 부사령관의 모습. [유튜브 'Amanpour and Company'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전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사령부 부사령관을 역임한 영국 퇴역 장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력을 계속 잡고 있는 한 유럽에 평화가 다시 찾아오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리처드 시레프 전 나토 유럽사령부 부사령관은 이날 영국 남부 솔즈베리 인근에서 열린 ‘초크 밸리 역사 축제’에 참석해 현재의 상황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수개월 전의 상황에 비유하며 서방 국가들이 힘을 합쳐 푸틴 대통령과 ‘푸틴주의’의 패배를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레프 전 부사령관은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 앉아 있는 동안에는 유럽에 결코 평화가 없을 것”이라며 “크렘린궁의 독재자는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충족하기 위해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이웃 국가에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지금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현재 젊은 세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직면했던 (2차대전 직전인) 1938년의 상황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레프 전 부사령관은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서방 국가들이 ‘대규모 재무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영국은 육군 병력 규모를 7만3000명으로 추가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 추진 중이다.
시레프 전 부사령관은 영국군이 러시아군에 대응해 전투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촉구한 신임 영국군 총사령관 패트릭 샌더스 대장의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도 했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샌더스 총사령관은 6월16일자로 영국군과 군무원에 보낸 지휘서신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언명했다.
샌더스 대장은 지휘서신에서 자신이 1941년 이래 처음으로 지상전의 위기 속에 총사령관 직을 맡았다면서 주요 강대국이 참여하는 전쟁을 유럽에서 벌일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영국을 지키고 지상전을 승리로 이끌 준비를 해야 하는 영국군의 핵심 목적을 분명하게 부각하고 러시아 침략을 저지할 필요성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시레프 전 부사령관은 지난 2014년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한 사건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겠다는 신호탄과 같은 사건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매일 200명 이상의 전사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레프 전 부사령관은 “서방의 추가 지원 만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물리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레프 전 부사령관은 지난 2017년 ‘러시아와 전쟁’이란 자신의 저서를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아 수년 내 우크라이나 동부를 점령하고 발트 3국을 침공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나토와 러시아 간의 군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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