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사태로 코인 재산 거의 다 잃었다”
[유튜브 'Terra'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사실상 휴짓조각 수준으로 폭락한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와 자매 코인 루나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 랩스 대표가 이번 폭락사태로 자신도 코인 재산을 거의 잃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루나(LUNC) 코인 가격이 100달러에 근접했던 올해 초까지만 해도 평가액 기준 큰 부를 얻었던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그렇겠지만) 실제 세어본 적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나는 상당히 검소하게 산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사기꾼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가상화폐 업계 저명인사들도 UST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공유했다고 대응했다.
그러면서 "나는 UST를 위해 자신감있게 베팅하고 발언했다. UST의 회복력과 제안한 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베팅에서 졌지만, 내 행동은 말과 100% 부합했다. 실패와 사기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가상화폐계의 떠오르는 거물로 주목받았지만, 지난달 1개당 1달러로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한 UST와 UST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만든 루나 가격이 폭락하며 실패했다.
이로 인해 전세계 투자자들이 400억달러(약 52조원) 상당의 손실을 봤고, 최근까지 이어지는 전체 가상화폐 시장 급락 사태를 촉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대표는 이른바 '루나 2.0'(LUNA) 코인을 내놓으며 테라 블록체인 부활을 꿈꿨지만, 이 코인 역시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온라인에서는 루나 2.0이 루나와 UST를 대량 보유한 '고래'(코인을 대량 보유한 큰손)들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국내외 투자자들은 권 대표를 사기혐의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검찰은 권 대표의 탈세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그가 UST 마케팅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테라폼 랩스 측은 루나 가격 방어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30억달러(약 3조8천550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모두 팔았다는 입장이지만, 그 행방에 대한 의혹도 여전하다.
한편 권 대표는 WSJ 인터뷰에서 지난해 UST의 실패 가능성을 지적한 글에 "나는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고 답변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 그는 "내가 과거에 했던 일부 발언들에 대해 후회하냐는 말인가? 그렇다"고 말했다.
또 "최근의 일들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영향을 받은 모든 가족들이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밖에 "(테라 블록체인을) 예전보다 더 강력하게 재건하기 위한 우리의 능력에 매우 자신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UST 폭락 사태 이후 신변 위협 우려 등으로 권 대표의 소재는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그는 그동안 언론과 거의 접촉하지 않고 간혹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입장을 밝혀오다 이번에 WSJ와 인터뷰했다.
WSJ은 권 대표와 어떠한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