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코프 “푸틴 행동 직접 보길 권해”…건강이상설 일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치 독일군의 소련 침공 81주년 전날인 21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고등군사교육기관 졸업생들을 만나 연설하고 있다. [유튜브 'news.com.au'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건강 이상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온 독립 매체와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에서 완전히 상반된 주장이 같은 날 나왔다.
러시아 독립 매체 제너럴SVR는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이날 밤 코피를 쏟았으며, 몇 분간 지혈을 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고 보도했다.
제너럴SVR는 푸틴 대통령이 오랜 시간 흘린 피로 인해 그의 침대와 침실 바닥은 물론이고 욕실까지도 붉게 물들었다고 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피투성이가 된 얼굴과 옷차림으로 관저에서 당직근무를 서고 있던 경비원과 의사들을 불렀다”고 덧붙였다.
앞서 제너럴SVR는 우크라이나 전쟁기간에 크렘린궁 내부 핵심 정보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측근의 움직임 등 크렘린궁의 내밀한 사안들에 대해 전함으로써 명성을 떨쳐왔다.
이날 보도도 그동안 이어져 온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인 것으로 읽힌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같은 날 미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을 정면 부인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행동을 직접 눈으로 보기를 권한다”며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금요일 3시간 이상 연설을 진행한 뒤 질의응답을 하기도 했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웃으면서 “사실 어제 오후에는 푸틴 대통령이 하키를 하기도 했다. 그게 바로 어제였다. 이제 스스로 푸틴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고도 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푸틴 대통령이 암, 치매, 파킨슨병 등 중병을 앓고 있다는 건강 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21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몸을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탁자 모서리를 손으로 꽉 붙드는 등 불편한 기색을 비쳤고, 같은 달 24일 러시아정교회 부활절미사에서도 입술을 자주 깨물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얼굴과 목 부분이 부은 푸틴 대통령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고, 그가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스테로이드를 과다 복용해 판단력이 흐려졌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관련해 러시아 탐사보도매체 프로엑트는 암 전문의가 2016년부터 2020년 사이 푸틴 대통령을 꾸준히 내방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미국 잡지 뉴라인즈는 익명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와 미국 벤처투자자 간 통화 녹음을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다. 해당 통화 녹음에는 “푸틴 대통령이 혈액암에 걸려 매우 아프고,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관련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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