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초반 공세를 막아내는 데 큰 효과를 보였던 터기제(製) 무인기(드론) 바이락타르 TB2의 모습. [유튜브 'frontal'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대규모 무기 지원에 주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협상의 중재자를 자임하는 터키가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마일 데미르 터키 방위산업청장은 2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터키가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양의 무기를 전달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에 전화를 걸어 평화회담을 촉구할 수 있는 국가는 터키가 유일한 상황”이라며 “터키가 한쪽에만 수만개의 무기를 보낸다면 이런 역할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미르 청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초반 공세를 막아내는 데 큰 효과를 보였던 무인기(드론) 바이락타르 TB2 등 추가 무기를 터키가 우크라이나에 계속적으로 공급할 것인가’란 WSJ 기자의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최근 터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 재개를 위한 중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터키 하베르튀르크 TV 방송은 이날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러시아-우크라이나-터키-유엔 4자 대표단 회담이 10일 내로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서방 동맹인 나토 소속이긴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균형추 역할을 자임하며 존재감을 높이려는 터키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데미르 청장은 WSJ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양측과 대화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양 당사자와 충분히 신뢰를 쌓을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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