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포함 부문 신설 추진…“차별적·비과학적 결정” 반발도
최근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에서 우승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 리아 토머스의 모습. 경기장 안팎에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의 출전을 놓고 찬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유튜브 'Good Morning America'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제수영연맹(FINA)이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출전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FINA 회원국들은 이날 열린 임시총회에서 성전환자 중 12세 이전에 수술을 받은 때에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하도록 하는 새로운 ‘성별 포함 정책’을 채택했다.
FINA는 지난해 11월 성전환자 선수와 관련해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실제 비교우위가 발생하는 시점에 대해 입증하도록 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권고에 따라 이번 정책을 마련했다.
제임스 피어스 FINA 회장 대변인은 “사춘기 이후에 성전환하면 비교우위가 생긴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의견”이라며 “우리 역시 그런 성전환 선수가 비교우위가 없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렇다고 이번 정책이 12세 이전에 수술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부분 국가에서 그 나이 때 수술을 받는 게 가능하지도 않고 권장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 트렌스젠더 건강전문가협회(WPATH)는 성전환 최저 권장 연령을 호르몬 요법은 14세로, 수술의 경우 15~17세로 낮춘 바 있다.
피어스 대변인은 현재 ‘엘리트 레벨’에서 활동하는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는 없다고 확인했다.
FINA는 또한 트렌스젠더 선수를 포함한 ‘열린 경쟁 부문’ 신설을 제안하고 실무 그룹을 구성해 6개월간 관련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피어스 대변인은 “(열린 경쟁 부문은) 트랜스젠더 선수를 포함해 많은 다른 선수를 포함할 것”이라면서도 “세부 사항은 논의가 필요하고, 이 부문이 어떻게 구성될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성소수자(LGBTQ) 선수 옹호단체 ‘애슬리트 앨리’의 앤 리버만은 “FINA의 이번 결정은 매우 차별적이고 해로우며 비과학적”이라며 “성 정체성과 다양성에 기초한 공정성과 포용성, 비차별에 대한 IOC의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반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여성 수영선수 케이트 캠벨(호주)은 FINA 총회 연설에서 “이미 경계선에 있는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더 고립시킬 수 있다는 게 안타깝다”면서도 “여성은 스포츠에서 동등해지려고 오래 싸워왔고, 그것은 성 구별 덕분에 가능했다. 그 구별을 없앤다면 여성 선수에게 해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결정에 따라 최근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에서 우승한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 리아 토머스의 올림픽 출전이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
리아 토머스는 올해 3월 500야드 자유형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NCAA에서 우승한 트렌스젠더 여성 선수가 됐다.
다른 스포츠 중에서는 국제사이클연맹(UCI)이 최근 테스토스테론의 규제치를 높이고, 기준치 이하 유지 기간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세계 럭비 연맹은 2020년 세계 최초로 국제 대회에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 출전을 전면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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