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러 본토 공격 않겠다는 약속 어겨” 발끈
흑해와 아조우해 사이 크름반도에서 러시아 본토를 잇는 18km의 유럽 최장 길이의 크림대교 이미지. [Railways Explained 유튜브채널]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 군은 미국이 추가 지원하는 대함 미사일 하푼(Harpoon), 첨단 다연장로켓발사기(MLRS) 등을 받는 대로 크름(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를 겨냥해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독일 dpa통신은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에서 무기를 지원 받는 즉시 1순위로 타격할 대상을 크림대교로 지정하고, 세부 정보를 취합해 놓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정보부서는 러시아가 크림대교를 건설할 당시(2015년 5월~2018년 5월)의 세부 시공사항을 담은 300쪽 가량의 자료를 발간했다.
다만 자료 내용의 진위는 곧바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독일 도이체벨레(dw)도 이날 보도에서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의 CNN과의 인터뷰를 인용,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목표는 크름의 탈환이라고 전했다.
레즈니코우 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크름을 포함해 우리의 영토, 우리의 국민을 모두 해방시킬 것이다.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 영토이므로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목표 대상이다”고 말했다.
첫번째 단계에선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상황을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그는 두번째 계획은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 침공일(2월24일) 이전 위치로 격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번째 단계에서 우크라이나는 파트너와 함께 크름반도를 포함해 영토 해방을 어떻게 할 것인 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 통제권 수복 시도가 러시아를 도발할 것인 지에 관한 질문에 레즈니코우 장관은 "그건 중요치 않다. 왜냐면 그들은 헤르손, 자포리자, 마리우폴(이상 우크라이나 남서부 러시아군의 장악지역)에서 그것(우크라이나의 탈환 시도)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은 우크라이나 땅이고, 크름도 마찬가지다"라고 답했다.
전날 우크라이나군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 사령관인 드미크로 마르첸코 소장은 서방의 장거리 무기를 받으면, 크림대교가 러시아군의 전투 자원 보급로라면서 우크라이나군의 1호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면 외교 경로를 통해 크름반도를 돌려받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경제와 기반 손실액을 6000억달러로 추산하고, 러시아가 재건비용을 대야한다고 주장했다.
흑해와 아조우해를 잇는 케르치해협에 놓인 크림대교 위치.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Railways Explained 유튜브채널] |
이에 대해 러시아는 크림대교가 공격을 받으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폭격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크림대교 공격을 거론한 마르첸코의 위협은 서방에게 장거리 무기 지원을 요청하면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했다.
크름반도를 이미 러시아 영토로 여기고 있는 속내를 드러낸 발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평화 협상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와 크름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느냐 여부를 두고 결렬된 상태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 모든 계획(크름대교 공격 관련)이 완전히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크림대교는 러시아가 지배 중인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이어주는 18㎞ 길이의 다리다. 16.9km 길이의 도로 교량과 18.1km 길이의 철도 교량이 평행하게 뻗어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름반도를 강제병합 한 뒤 2015년 5월 착공, 2018년 5월 완공했다.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다리는 흑해와 아조우해를 연결하는 해협인 케르치 해협에 위치해 있다. 크름반도 동쪽 끝 케르치반도와 러시아의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타만 반도를 연결하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점에 자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 교량 건설 당시 신속하고 효율적인 건설을 지시했으며, 2018년 5월 15일 개통식에서 직접 트럭 호송대를 끌고 교량을 건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