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너무 극단적인 요청”
[유튜브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파상 공세에 고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을 향해 대규모 중화기 지원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국이 보유한 곡사포 보유량 전체,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절반 수준에 이르는 요구 물량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를 격퇴하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동등한 (수준의) 중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표준을 따르는 곡사포 1000대, 탱크 500대, 장갑차 2000대, MLRS 300개, 드론 1000대 등 필요한 중무기 규모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크라이나 측의 요구는 너무 극단적이라는 지적이 곧장 나왔다.
견인곡사포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물량은 미군이 보유한 전체 규모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미국은 M777 견인곡사포를 999대(육군 518대, 해병대 481대) 가지고 있다. 미국은 이 가운데 100여대를 지난달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MLRS의 경우에도 미국이 보유한 전체 규모는 645대로, 포돌랴크 보좌관이 요구한 수치는 전체 전력의 절반에 이른다.
가디언은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가 나토 무기에 대한 요구를 과도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우려하는 와중에 너무 극단적인 요청을 했다”고 평가했다.
[유튜브 'Hindustan Times' 채널 캡처] |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대규모 중화기 지원이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이 당장 실전에서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영어로 된 무기 설명서를 구글 번역기를 돌려 숙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한 병사는 “곡사포 등 일부 무기는 직관적으로 배울 수 없다. 아이폰13으로 전화만 걸 수 있는 것과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우크라이나의 호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한 서방의 회의를 겨냥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나토는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주재로 국방장관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15일 저녁 실무 회의에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최근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핀란드와 스웨덴, 조지아, 유럽연합(EU)도 초대됐다.
같은 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주재로 우크라이나 관련 회의가 진행될 예정으로, 회의에선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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