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행동과 유가에 달려”
[CNN 방송 화면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향후 1∼2년 이내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미 CNN 방송에 출연해 경기침체 조짐이 없다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나는 내년에는 경기침체의 위험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도달한 지점을 고려할 때 향후 2년 이내에 경기침체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 9일 한 행사에서 경제 전문가들이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데 대해 “불황 조짐은 없다”고 평가했다. 성장률이 감소하고 있지만 소비 지출이 탄탄하고 투자도 굳건하다는 게 옐런 장관의 분석이었다.
서머스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인사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40년 만에 최악의 물가 상승을 겪고 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무려 8.6% 급등하면서 1981년 이후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그간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지속해서 울렸음에도 바이든 정부 경제 관료들은 이를 일시적이어서 위험이 낮다고 치부해 비판을 자초했다.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과 인식에 비판적인 서머스 전 장관은 작년 5월에도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과도하다면서 이는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매우 실질적인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이날도 이런 우려를 반복했다.
현 상황보다 물가가 더 올라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서머스 전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과 유가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그는 “물가가 매우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측이 너무 낙관적인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이번 주 회의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완전히 인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하고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그 폭을 결정한다.
지난달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며 ‘빅 스텝’을 밟았던 연준은 이번에도 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기감으로 0.75%포인트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정학적 이슈가 인플레이션 압박을 유발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 하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전국 평균 5달러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서머스는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강력하게 맞설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유가가 1년 전보다 올랐다고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위선”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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