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우크라 집계상 재산 1252억원…“전후 민간인으로 돌아갈 것”
우크라이나 최대 농업 기업 중 하나인 아그로트레이드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셰볼로드 코제미아코(52)의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300억원에 가까운 재산을 가진 우크라이나 재벌이 자비를 들여 무기를 구매하고 전투원을 모집,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우크라이나 최대 농업 기업 중 하나인 아그로트레이드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셰볼로드 코제미아코(52)가 자비를 들여 무기와 군용 차량 등을 구매하고, 러시아군에 맞서 싸울 병사들을 모아 부대를 편성해 전선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브스 우크라이나의 집계에 따르면 코제미아코 CEO의 재산은 약 1억달러(1252억원)로, 그가 운영 중인 아그로트레이드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쳐 약 7만500㏊의 농경지를 관리하고 있다.
NPR은 “전쟁 전 코제미아코 CEO의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는 그가 오스트리아 등에서 스키를 즐기고, 호화 요트 선상에서 파티를 하는 등 일반적인 재벌들의 삶을 살았던 모습들로 가득하다”며 “그랬던 그는 주름진 이마와 강렬한 눈빛 등 전시 군 지휘관의 모습을 가지고 최전선에 군인으로 서 있다”고 평가했다.
[유튜브 'Tấn Kiệt' 채널 캡처] |
개전 초기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가 코제미아코 CEO의 고향으로, 그는 러시아의 전면 침공 후 다른 우크라이나 부호들이 앞다퉈 피신할 때 최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항했다.
NPR은 “지난 3월 러시아군의 미사일과 대포 공격으로 인해 하르키우 도심이 폐허에 가깝도록 변했을 때도 코제미아코 CEO는 하르키우에서 군인-민간인 부상자를 구조하고 치료하는 일을 담당했다”고 전했다.
코제미아코 CEO는 사재를 털어 AK-47 소총과 방탄 조끼, 방탄모 등을 구매했고, 러시아군의 동태를 감시할 수 있는 드론(무인기)과 부대 운용에 필요한 각종 군용 차량도 마련했다.
심지어 코제미아코 CEO는 전쟁 점 목수, 공장 노동자, 기계공 등으로 일하던 10~50대 남성들로 구성된 사설 부대를 운영하며 러시아군과 전투도 치르고 있다. 이들로 구성된 부대는 일명 ‘억만장자 대대’로 불리고 있다.
지원병으로 구성된 억만장자 대대가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충분한 보급을 받으며 러시아군과 맞설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재산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있는 코제미아코 CEO의 노력 때문이란 것이 NPR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최대 농업 기업 중 하나인 아그로트레이드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브셰볼로드 코제미아코(52)의 인스타그램. 전쟁 전 그가 즐기던 취미 활동에 관한 사진들이 게시돼 있다. [유튜브 'Tấn Kiệt' 채널 캡처] |
코제미아코 CEO는 NPR과 인터뷰에서 “나는 사업가다. 하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군에 소속된 한 부대의 지휘관이다”라며 “나 스스로 침략에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누가 우리를 보호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코제미아코 CEO는 전쟁이 끝난 뒤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지금 우리들의 행동은 전시 특별법에 의거한 것”이라며 “전쟁이 끝나면 우리 부대 구성원들은 모두 민간인으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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