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TV ‘로시야1’ 출연해 문제 발언
[The Sun]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 하원 의원이 국영 TV 방송에 출연해 자국이 소유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맛(Sarmat, 서방명 사탄2)’을 사용해 미국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나섰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 침공 명분으로 삼은 ‘탈나치화’를 근거로 러시아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인종 청소’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논란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 의원인 알렉세이 주라블레프는 러시아 국영 TV ‘로시야1’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탄2 핵미사일 두 발이면 미국 동해안 전체를 파괴할 것”이라며 “서부 해안을 위한 사탄2 핵미사일 2개만 더 있으면 미국은 초토화된다. 핵미사일 4발이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주라블레프 의원은 “사탄2 핵미사일 4발이 만들어 낸 버섯 구름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멕시코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르맛에 장착되는 핵탄두의 위력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2000배로 평가된다.
최대 사거리 1만8000㎞로 메가톤(TNT 폭발력 100만t)급 핵탄두(MIRV, 독립목표재돌입탄두)를 15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프랑스는 물론 미국 텍사스주(州) 크기 만한 면적의 지역을 한 방에 초토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
‘오브젝트 4202’로 불리는 신형 극초음속(HGV·음속의 5배 이상) 탄두도 탑재 가능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9년 국정 연설에서 어떤 마시일 방어 시스템도 뚫을 수 있는 차세대 무기라며 사르맛을 처음 소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사르맛이 사거리가 길어 북극이나 남극을 비행하고 전 세계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이날 주라블레프 의원은 200만명 가량의 우크라이나인은 러시아군이 수행 중인 ‘탈나치화’ 작전을 통해 교화·치료 불가능한 사람들이라며 “모두 파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폭탄 발언도 했다.
주라블레프 의원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19%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색채를 지우기 위한 작업 중 하나인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시절 조형물에 대한 철거를 찬성한다며 “이중 12~15%는 ‘세뇌’를 통해 교화할 수 있지만 최대 5%는 치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치료가 불가능한) 이들은 파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인구가 약 43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0만명 가량의 우크라이나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사실상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인종 청소’를 암시한 것으로 논란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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