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The Guardian'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완전 장악을 목표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주(州)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를 서서히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남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서처럼 세베로도네츠크에 완전 고립된 채 러시아군의 총공세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돈바스 지역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자칭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레오니드 파세치니크 지도자는 이날 러 국영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세베로도네츠크의 3분의 1이 이미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베로도네츠크 도시 전역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한 파세치니크는 “러시아군이 기대한 만큼 빠르게 진격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황을 설명했다.
파세치니크는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 대한 초토화 공격을 감행 중이란 서방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그는 “우리(러시아군)는 도시 인프라를 그대로 유지하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방 언론과 인터뷰에 나선 우크라이나측 관리들이 세베로도네츠크 시가지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폐허로 변하고, 90% 이상의 건물들이 파손됐다고 한 것과는 정반대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측도 세베로도네츠크가 러시아군의 집중 공세에 점령 위기에 놓였다는 점을 인정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시내로 진격했다”며 “현재 세베로도네츠크는 정말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돈바스 장악을 목표로 내세운 러시아군은 루한스크 지역 내 세베로도네츠크-포파나야-리만 3곳을 축으로 하는 삼각 포위망을 구축해 우크라이나 군에 파상 공세를 펴왔다. 이전까지 주로 외곽에서 포격에 집중해오던 러시아는 도심 중심부 진입에 성공하며 우크라이나 군을 한층 압박했다 .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시내의 미르 호텔에 방어선을 구축했던 아군을 밀어낸 뒤 시내 중심부 깊숙한 곳으로 진격해 오고 있다”며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세베로도네츠크 내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적들이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 인근 부대를 포위하고 바흐무트까지 이어지는 아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3개 방향에서 세베로도네츠크를 포위한 채 우크라이나 군을 향해 지속적으로 포격을 가했던 러시아의 군의 모습이 마리우폴에서 항복을 이끌어낸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군이 포위 섬멸을 통해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해나가는 방식이 비슷하다는 취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베로도네츠크에서의 전투가 러시아가 장악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의 전투와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이 도시를 포위하기 위해 공세를 집중하고, 계속되는 포격으로 대부분의 건물이 무너진 점에서 유사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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