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텔레그램]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거부한다고 선을 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연설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대가로 영토를 포기하는 소위 ‘어려운 타협’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서방 국가에서 나오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영토를 포기하라고 종용하는 사람들은 평화에 대한 환상과 양보를 제안한 영토에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을 거래 대상으로 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영토를 포기하라 주장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독재자들의 욕망을 달래기 위해 국가의 이익을 맞바꾸던 시대에 여전히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일부 유럽 국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군이 현재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 누구도 우리의 주권 1g이나 영토 1㎜도 거래의 대상으로 삼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죽어가고, 병사들이 포탄에 맞아 산산조각이 나는 상황 속에 우크라이나에게 영토를 희생하라고 하는 자들은 우리 곁에서 떨어지라고 말하고 싶다. 영토를 양보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띠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평화 협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국제정치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얻으려 하지 말고 조속히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의 절대 다수는 협상을 위해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앞서 나오기도 했다.
키이우 국제 사회학 연구소가 지난 13~18일 우크라이나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우크라이나 국민의 82%가 협상을 위한 영토 양보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화와 독립을 위해 영토를 버려도 된다고 말한 사람은 응답자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77%은 어떤 형태의 영토 양보도 있어선 안 된다고 답했다.
러시아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는 19%의 응답자만이 협상을 위한 영토 양보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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