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The Guardian'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최근 호주 총선에서 중국계 유권자들의 표심이 8년 9개월 만의 정권 교체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계 유권자드르이 75%가 노동당을 지지한 가운데, 특히 하원 의석 중 최소 6석의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25일 호주 최대 중국어 매체 ‘미디어 투데이’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지난 21일 총선에서 중국계 유권자의 75%가 노동당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자유민주연합을 지지한 중국계 유권자들은 17%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하원 151석 가운데 76석 이상을 확보해 자유국민연합의 4연속 집권을 막고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이에 스콧 모리슨 전 총리가 퇴임하고 선거운동을 주도한 앤서니 앨버니지 노동당 대표가 23일 31대 호주 총리에 취임했다.
노동당의 승리에는 모리슨 정부의 반중국 행보에 100만이 넘는 중국계가 반발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표적인 반중 인사로 알려진 피터 더튼 전 국방장관의 ‘중국과의 전쟁 불사론’ 등이 중국계 표심을 자극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자유국민연합은 중국계가 많이 사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와 빅토리아주의 리드·베넬롱·취스홈·큐용·노스 시드니· 파라마타 등에서 노동당 또는 무소속 후보에게 완패했다.
시드니 서부 리드에서 자유당의 피오나 마틴 의원을 꺾고 당선된 셀리 시토우는 “모리슨과 더튼은 ‘전쟁의 북소리’를 운운하며 중국과의 긴장을 고조시켰다”면서 “이런 발언 때문에 중국계가 등을 돌렸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치 게임의 수단으로 이용당하지 않겠다는 중국계의 강한 열망이 이같은 선거 결과를 불러왔다”고 풀이했다.
모리슨 전 총리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던 조시 프라이던버그 전 재무장관이 큐용 지역구에서 낙선한 데에도 중국계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큐용의 중국 교민사회 지도자인 알렉스 림은 “2019년 총선에서는 모리슨 총리와 자유당을 지지했다”면서 중국계의 민심 이반은 “피터 더튼 등 극우 인사들의 반중국 행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더튼 전 국방장관은 선거에 패하고 사임한 모리슨 전 총리를 대신해 야당이 된 자유당의 대표직을 맡게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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