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Eurovision Song Contest'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 최대 팝음악 축제인 ‘유로비전’ 내년 대회를 러시아의 침공으로 초토화된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로비전은 통상적으로 우승팀을 배출한 나라에서 다음 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대회인 ‘유로비전 2022’에선 우크라이나 밴드 ‘칼루시 오케스트라’가 우승을 차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우리의 용기가 세계를 놀라게 하고, 우리의 음악이 유럽을 정복했다”며 ‘칼루시 오케스트라’의 우승을 축하한 뒤 “해방되고 평화롭고, 재건된 마리우폴이 유로비전 참가자들과 관객들을 초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준우승팀을 배출한 영국의 크와시 쿠르텡 기업장관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대회 개최가 불가능할 경우에 대해 “영국이 유로비전을 개최한다면 영광이겠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개최를 자신하고 있다”며 “나 역시 우크라이나에서 행사가 열리는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팀인 ‘칼루시 오케스트라’의 리더 올레흐 프시우크가 짐을 택시에 싣고 공항으로 향하기 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인 칼루시에서 결성한 밴드 ‘칼루시 오케스트라’는 14일 토리노에서 열린 ‘유로비전 2022’ 결선에서 24개 경쟁팀을 제치고 대상을 거머쥐었다.
‘칼루시 오케스트라’는 심사위원단 투표에서 4위에 그쳤으나 시청자 투표에서 몰표를 받으면서 영국 싱어송라이터 샘 라이더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프시우크는 “우리 문화가 공격받고 있다. 우리는 어젯밤 우리 음악을 세계에 전하고자 했다. 나는 전쟁 훨씬 전에 어머니를 위한 경연곡을 썼지만, 전쟁 이후로 그 노래는 다른 사람들에게 다른 의미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피난민에게 숙식과 치료를 지원하는 자원봉사단체를 운영하는 고향으로 돌아간다”며 “거기서 그 일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는 재건된 행복한 우크라이나에서 유로비전을 주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탈리아 경찰은 이번 유로비전 대회 방송을 겨냥한 ‘킬넷’, ‘리전’ 등 친러시아 세력의 해킹 시도를 여러 차례 방어했다고 밝혔다.
또한 투표를 집계한 유럽방송연합(EBU)은 6개국 심사위원단에서 ‘변칙적인’ 투표가 확인돼 점수를 재산정했다고 밝혔다.
유로비전 전문가인 폴 조던 박사는 이런 불규칙성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이처럼 여러 나라에서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최측은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올해 대회 참가를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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