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WION'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아조우 연대 등 우크라이나군의 끈질긴 저항을 이겨내고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을 사실상 장악한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하는 내용을 담은 주민투표를 실시, 사실상 러시아 영토로 편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인 페트르 안드류셴코는 미국 온라인 매체 ‘옵서버’와 인터뷰에서 “주민투표 실시 여부가 이르면 15일 발표될 수 있다”며 “투표소가 설치됐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이 마리우폴 시민들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준비 중이며, 내일(15일) 실시할 수 있다는 정보까지도 있지만 사실 여부는 아직 모른다”며 “마리우폴 내 교육 시스템을 비롯해 금융, 화폐 등은 러시아와 통합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투표란 형식을 빌려 원 소속 국가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곧이어 러시아와 병합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은 러시아 측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지난 2014년 크름반도 강제 병합 당시 러시아는 군사적으로 해당 지역을 먼저 차지한 뒤 친(親)러시아 자치정부를 세우고 독립 투표를 실시했고, 러시아가 해당 자치정부의 병합 요청을 승인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같은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동부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주) 지역은 물론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등에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러시아의 영토를 넓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러시아군이 아조우스탈을 공격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CBS News' 채널 캡처] |
이 같은 소식은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국가인 조지아에서 분리 독립을 선포한 친러 성향 분리주의 지역 ‘남오세티야’가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남오세티야 정부는 “아나톨리 비빌로프 대통령이 주민투표를 위한 법령에 서명했다”며 “오는 7월 17일 러시아 편입 여부를 결정한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는 현재 남오세티야의 분리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마리우폴 내 우크라이나군의 최후 보루가 된 아조우스탈(러시아명 아조프스탈) 제철소에선 아조우 연대 소속 등 우크라이나군 수백명이 남아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부상을 입었고, 오랜 봉쇄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남아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가족들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이어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중재자’ 역할을 요청, 가족들의 구출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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