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소재 마케팅社 구인 광고
[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러시아명 전승절)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채 진행된 2차대전 유가족들의 행진 참가자들 중 상당수가 사례비를 받고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러시아 온라인 매체 폰탄카(Fontanka)는 “전승절 ‘불멸의 연대’ 행진에 참가할 경우 최대 5.65파운드(약 1만원)의 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한 러시아 마케팅사(社)들의 광고가 있었다”며 “사례비를 받고 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참석했다”고 12일 보도했다.
폰탄카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본사가 있는 마케팅 대행사 아쿨라가 온라인 상에 게시한 광고에는 70여명이 응답했다고 전했다. 아쿨라는 러시아 내에서 판촉 행사를 기획하고 개최하는 전문 마케팅 회사다.
폰탄카는 사례비를 받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도 직접 인터뷰했다.
폰탄카와 인터뷰에 응한 A 씨는 “나는 파벨 빅토로비치 미나킨이란 사람의 흑백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들고 행진했다”며 “알고 보니 미나킨은 2차대전 사망자가 아니라 2000년 2월 벌어진 제2차 체첸 전쟁 중 저격수의 총에 맞아 사망한 군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진에 참석한 사람들은 주최자 중 한 명의 명령에 따라 여러 차례 포스터를 올리고 내렸으며, 행사 운영자가 이 모습을 촬영했다”며 “근처에서 소심하게 ‘우라(만세)’란 목소리가 나와 주변 사람들이 어색하게 웃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폰탄카는 누가 행진 참가자들에게 비용을 지불했는지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불멸의 연대 행진에 직접 참석했다. 그는 부친의 초상화를 들고 행진했다. 푸틴 대통령의 부친은 지난 1941~1945년 나치 독일을 상대로 참전했다.
그는 지난 2015~2019년 매해 전승절마다 불멸의 연대 행진에 참석했지만, 지난 2020~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이 행사가 온라인으로 개최된 탓에 참여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불멸의 연대 행진을 그간 “기억과 자부심,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의 강물”이라고 부르곤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9년 행진 당시에는 연설을 통해 “우리는 우리 영웅에 헌사를 바치기 위해 붉은 광장을 계속 가로지를 것”이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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