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앞줄 왼쪽부터)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모습. [크렘린궁]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군 장성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각종 군사적 실패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참모총장은 ‘토크TV’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성공을 거두지 못한 탓에 러시아군 수뇌부가 ‘내부적인 문제’에 몰두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 고위직 장성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벌인 실패한 침략 전쟁 탓에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그들은 자신이 수렁 속에 빠져 숙청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다른 장성들을 비난하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군 내부 시스템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며 “그들이 푸틴 대통령을 강력한 지도자로 받들고는 있지만, 참모들의 희생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헀다.
라다킨 총장은 지금까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점령 계획을 포기하라고 직언한 러시아군 장성은 아무도 없다고 지적하며 “그들이 키이우(키예프) 북부에서 마주했던 수렁을 또 한번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 최고 지휘관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방 전선까지 직접 나선 것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전방에 투입된 것인지는 불투명하다”면서 “다만, 특정 인사가 시스템 전체를 홀로 지휘하는 모양새가 나타난다는 것은 시스템의 안정적 유지가 힘들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참모총장이 ‘토크TV’와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토크TV 방송 화면 캡처] |
라다킨 총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등으로 전력을 집중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도 분석했다.
라다킨 총장은 “10주 넘게 전쟁이 이어지며 러시아군은 미사일을 비롯해 많은 무기들에 대한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군사 작전 성공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러시아군이 서두를 경우 성공 여부를 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러시아군 내부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투입 명령을 거부한 장성과 병사들에 대한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라다킨 총장은 말했다.
북부 캅카스 지역 사령관인 세르게이 자카로프가 명령 불복종 혐의로 체포돼 인근 군사 기지로 연행 중이며, 25명 가량의 병역 거부자가 사법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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