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한 러시아 남녀가 수도 모스크바 시내에 나타난 탱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TASS]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자축할 열병식에 참가할 각종 군장비를 수도 모스크바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다음달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기념식 퍼레이드에 참가할 군용 차량 행렬이 수도 외곽 알라비노 훈련장에서 모스크바 페차트니키 지구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음달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기념식 퍼레이드에 참가할 군용 차량 행렬이 수도 외곽 알라비노 훈련장에서 훈련하는 모습. [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러시아 국방부는 “이 차량들이 철도를 통해 모스크바로 이동한다”며 “열병식에 참가할 T-34와 아르마타 탱크는 이날 밤 중 트럭을 통해 임시 장소로 옮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군당국은 이번 열병식에 우랄차량 탑재 토네이도-G 다연장로켓포(MLRS), 이스칸데르 미사일 시스템, S-400 트리아엄프 대공미사일 시스템, 우란-9 로봇 시스템, 야르스 미사일 시스템 자동발사기 등 각종 미사일 시스템을 비롯해 타이푼 장갑차 등 100여대가 참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음달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기념식 퍼레이드에 참가할 병력이 수도 외곽 알라비노 훈련장에서 훈련하는 모습. [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모스크바 시내에선 야간 시간대를 이용해 러시아군 탱크가 이동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이 같은 장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며칠 전부터 모스크바 상공에는 열병식 참가를 위해 예행 연습에 나선 러시아군 최신식 전투기 편대의 비행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들 전투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의미하는 ‘Z’ 모양의 대열을 유지하며 비행하기도 했다.
다음달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기념식 퍼레이드에 참가할 전투기가 훈련하는 모습. [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러시아는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 독일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한 1945년 5월 9일을 기념해 매년 모스크바에서 기념식을 열고 있다. 열병식은 올해로 77년째를 맞이한 기념식의 백미로 손꼽힌다.
다음달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기념식 퍼레이드에 참가할 군용 차량 행렬이 수도 외곽 알라비노 훈련장에서 훈련하는 모습. [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가 이번 열병식을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을 기념하는 의미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자축하는 행사로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세 강화에 나선 러시아군이 돈바스 전체를 점령한 뒤 전승일에 맞춰 일방적으로 전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서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을 상징하는 ‘승리의 깃발’이 내걸리기 시작했다고 미 CNN 방송은 보도했다.
구소련 ‘승리의 깃발’은 나치가 소련에 항복했던 1945년 5월 9일 베를린 제국의회 건물 꼭대기에 내걸린 깃발을 지칭한다.
[유튜브 'RET News' 채널 캡처] |
빨간색 배경의 왼쪽 위에 별과 망치, 낫이 있는 소련 국기에 ‘제150소총, 쿠투조프 2급, 이드리츠사단, 제79소총군당, 제3충격군단, 제1벨라루시아 전선’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승리의 깃발’은 러시아에 있어서는 ‘대조국전쟁’으로 불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상징물로 여겨진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