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 스미스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상 시상자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폭행한 뒤 무대를 내려오고 있다. [유튜브 'ABC7'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아카데미상(오스카) 시상식에서 초유의 폭행 사건을 일으킨 미국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주최 측으로부터 퇴장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아카데미)는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 같은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미스는 지난 27일 시상식에서 탈모증을 앓는 아내(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농담거리로 삼은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렸다.
당시 스미스는 시상식장 앞줄에 앉아 있었고 폭행 이후에도 그 자리에 계속 앉아 있다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를 두고 할리우드 영화계에선 아카데미가 폭행 사건 즉시 스미스를 퇴장시켜야 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아카데미는 “상황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전개됐다”며 “스미스는 당시 시상식장에서 나가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카데미 이사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도 개시했다.
이 기관은 “스미스의 폭행은 참석자가 직접 목격했고 TV를 통해 생중계된,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며 “징계에는 회원 자격 정지와 제명, 기타 제재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징계 수위는 4월 18일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스미스에게는 징계에 앞서 서면 답변의 기회가 주어진다.
아카데미는 학대와 괴롭힘, 차별 반대를 회원 행동규범으로 명시하는데 이를 어기면 회원 자격 정지 또는 제명, 오스카상 수상 취소나 후보 자격 상실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다.
아카데미는 과거 ‘미투’ 사건에 연루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배우 빌 코스비,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를 퇴출했었다.
다만 아카데미가 스미스를 징계하더라도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남우주연상을 박탈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아카데미는 제명된 회원의 오스카상 수상도 무효로 한 적이 없다.
할리우드 영화계의 스미스 비판은 이날도 이어졌다.
오스카 시상식 때 공동 사회자였던 완다 사이크스는 “아직도 그 사건 때문에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며 “스미스가 록을 때린 뒤에도 계속 자리에 앉아 시상식을 즐기고 상을 받은 것은 터무니없는 상황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스미스에게서 뺨을 맞은 록은 폭행 사건 이후 이날 보스턴에서 처음으로 코미디 공연에 나섰다.
AP통신은 “폭행 사건으로 록의 공연티켓 가격이 올랐다”고 전했다.
아카데미는 이날 성명에서 록에게 공식 사과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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