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즈미니섬(뱀섬)을 지키다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던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소속 로만 흐리보우(오른쪽)가 포로 교환으로 석방된 후 고향인 체르카시로 돌아와 훈장을 받고 있는 모습. [데일리메일]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개시한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 해군의 항복 요구에 욕설로 응수하며 항전했던 우크라이나 즈미니섬(뱀섬) 병사가 포로 석방 후 우크라이나로 무사히 돌아와 훈장을 받았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뱀섬을 수비하다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던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소속 로만 흐리보우가 고향인 체르카시로 돌아와 지역 수장으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았다.
체르카시 지방정부는 흐리보우가 이고르 타부레츠 체르카시 지방청장으로부터 훈장을 받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훈장을 받은 흐리보우는 “항전 후 포로로 잡혔다 살아돌아올 수 있도록 지지를 보내 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큰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지지를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이런 성원은 우크라이나군에게 (항전을 위한) 격려로 느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CNN 방송 드으이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본토에서 48㎞ 떨어진 즈미니섬에서는 러시아 전함이 섬에 접근하면서 국경수비대원들에게 무전으로 2차례 “전쟁상황이다.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면 유혈사태와 불필요한 사상은 피할 것”이라고 회유했지만 13명의 경비대원들은 욕을 섞어 “꺼져버려라”라고 답했다.
이들이 주고 받은 육성 교신 내용이 CNN을 통해 알려지며 우크라이나 안팎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강렬한 항전의지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이들을 기념하는 우표를 만들기도 했다.
당초 이 병사들은 교전 끝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러시아군의 포로로 잡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경비대원들이 무전 후 러시아군과 전투를 벌였으나 “탄약 부족으로 항복했다”고 밝혔다.
흐리보우는 최근 우크라이나 병사 19명과 러시아 선원 11명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로 무사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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