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관계, 우크라 해결에 도움” 주장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에 출연한 친강(秦剛) 주미 중국 대사의 모습. [유튜브 'CBS News'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이 러시아와 협력에도 ‘마지노선’이 존재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이 연일 중국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군사·경제적 도움을 준다면 좌시하지 않겠다며 초강력 경고음을 내는 가운데 미묘한 입장 변화 기류가 감지되는 것이다.
친강(秦剛) 주미 중국 대사는 24일(현지시간) 밤 방영된 홍콩 봉황위성TV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에는 금지 구역이 없지만 마지노선은 존재한다”며 “이 마지노선은 유엔 헌장의 원칙이자 공인된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으로서 우리가 따르는 행동 지침”이라고 밝혔다.
친 대사는 지난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한 중러 베이징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양국 간 우호에는 한계가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친 대사는 이어 “중러 사이의 관계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지장을 주고 번거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태 해결에 일종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그간 동맹에 가까운 우방인 러시아와 협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주장을 펴왔다. 따라서 친 대사의 ‘마지노선’ 발언을 두고 중국이 미국의 경고 속에서 ‘전략적 부담’이 된 러시아와 일정 부분 선 긋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국이 전략적으로 반사 이익을 누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친 대사는 “현재 중국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두 개의 100년 목표’를 달성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평화롭고 안정된 외부 환경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 위기는 에너지·식량 위기를 초래했는데 우리도 충격과 영향을 많이 받기에 하루빨리 정전이 실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친 대사는 미국의 대러 제재가 자국에까지 미치는 것을 희망하지 않지만 만일 미국이 자국을 겨냥한 ‘2차 제재’를 발동한다면 맞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미국에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제재를 원하지 않지만 만일 정말로 우리에게 제재를 강요한다면 우리 역시 정당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며 “중러 간에는 정상적 경제무역과 에너지 거래가 있는데 우리는 이런 정상적 교류가 영향을 받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통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현안을 논의하면서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경우 결과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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