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 후보자 “판사로서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의무 받아들여”
일부 공화당 의원, 잭슨 후보자 ‘법철학’ 지적하기도
미국 최초 여성 흑인 대법관 지명자 커탄지 브라운 잭슨 후보에 대한 상원 법사위의 인사청문회가 21일(현지시간) 진행되고 있는 모습. [MSNBC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 최초의 여성 흑인 대법관 지명자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 후보에 대한 상원 법사위의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인사청문회 첫날인 21일(현지시간) 잭슨 후보자는 모두 발언에서 “판사로서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나는 중립적 입장에서 판결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을 평가하고, 재판에서 법에 따라 해당 사실을 적용하고 해석한다”며 “어떤 두려움도 호불호도 없이, 법관으로서 선서에 부합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법관으로 인준된다면 246년간 이어진 헌법과 미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며 “법관으로서 내 역할은 제한된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헌법과 역대 판례를 존중해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잭슨 후보자의 청문회는 이날부터 사흘에 걸쳐 진행되며 본격적인 질의응답은 22일부터 이틀간 이어진다.
현재 상원 법사위는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 의원이 각각 11명이며, 전체 상원 의석수도 민주당(민주당 성향 무소속 포함)과 공화당이 정확히 50대 50으로 양분하고 있어 인준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내달 17일까지는 인준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나 인준안 통과가 확실하지 않을 경우 늦어질 수도 있다.
특히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이미 후보자의 일부 판결 등을 거론하며 송곳 검증을 예고한 상황이다.
상원 법사위 공화당 간사인 척 그래슬리 의원은 “공화당이 후보자를 존중하겠지만, 잭슨 후보자의 법철학과 관련해 엄격한 질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교위에서 주요 대사 지명자들의 인준을 막아선 테드 크루즈 의원은 이날 모두 발언에선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총기 규제, 낙태 등에 대해 질의할 방침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잭슨 후보자가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될 당시 찬성한 3명의 공화당 의원 중 한 명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도 이번엔 불명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사퇴를 공식화한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 후임으로 잭슨 후보자를 지명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연방 항소법원 판사 출신인 잭슨 후보는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최초의 여성 흑인 대법관으로 미국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또 여성 대법관으로는 6번째, 흑인 대법관으로는 세 번째가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공약으로 여성 흑인 대법관 지명을 강조해 왔다.
다만 잭슨 후보자가 자리에 오른다 해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대법원의 보수 대 진보 ‘6 대 3’ 비율에는 변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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