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로이터'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 중인 러시아의 최대 우방국으로 꼽히는 벨라루스에서 전투를 수행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군에 대한 보급을 막기 위한 ‘철도 사보타주(고의적인 파괴나 태업)’가 광범위하게 발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19~20일 주말에 걸쳐 벨라루스 내 철도 근로자들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철도 노선에 대한 최대 규모의 파괴행위를 벌여 러시아군이 철도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보급품을 보낼 수 없게 됐다.
익스프레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연결하는 철도 노선이 폭파됐다는 소식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벨라루스 내 각지의 철도 노동자들은 러시아군 장비를 실은 열차가 우크라이나로 향할 수 없게 운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군사분석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몇 주간 벨라루스를 가로지르는 철도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다며 관련내용을 담은 지도를 업로드하기도 했다.
최근 몇 주간 벨라루스를 가로지르는 철도 인프라에서 사보타주가 발생한 곳을 표시한 지도. [트위터] |
벨라루스의 야당 지도자 스비아틀라나 치하누스카야의 수석고문인 프라나크 비아코르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일을 하는 철도 노동자들을 가리켜 “영웅들”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다른 벨라루스의 반체제인사이자 전직 정치인인 파벨 라투쉬카는 트위터에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철도 관련 다수의 경보·차단 시스템, 변압기 등이 파괴됐다”며 “벨라루스 시민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시민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올렉산드르 카미신 우크라이나 철도청장은 “최근 벨라루스 철도 근로자들에게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러시아군 병력과 보급품을 수송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며 “현재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연결하던 철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미신 청장은 “벨라루스인, 특히 벨라루스 철도 노동자 중에는 여전히 정직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의 자세한 신상이나 정보에 대해선 말할 수 없지만 그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로이터' 채널 캡처] |
이 같은 철도시설에 대한 사보타주는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보좌관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크름(크림)반도 민간인들을 향해 이른바 ‘철도 전쟁’을 벌일 것을 촉구한 지 이틀 만에 벌어진 일이다.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한 영상메시지를 통해 “적의 가장 효율적인 보급 수단인 철도를 끊음으로써 상황을 근본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바꿀 수 있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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