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에 포로가 된 러시아군 병사 모습. [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22일째를 맞은 가운데 러시아군 병사들의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증거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언론 더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영토 내부에서 전투를 치르는 러시아군 병사들이 전투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자리에 스스로 총상을 입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 내부의 이 같은 참혹한 현실은 동유럽권 인터넷매체인 넥스타(NEXTA)가 확보한 러시아군 병사 간 대화 내용에서 확인됐다.
해당 대화에서 한 러시아군 병사는 “우린 민간인을 죽이고 그들의 집에 침입해 음식을 훔쳐먹고 있다”며 “14일 동안 총을 쏘고 있는 지금 현실이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다른 병사 간의 대화에서 한 명은 “러시아군 병사 중에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다리에 총을 쏜 사람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또 다른 병사는 “자해한 것이 들통나지 않기 위해 우크라이나군 총알을 찾아 헤메는 사람도 있다”고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던 러시아군 병사들이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등 사기가 떨어졌다는 소식은 많은 외신에서 연이어 나온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러시아군 병사로 참전했다 포로가 된 한 병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범죄(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공격)를 저지르라고 명령했다”며 “우리가 저지른 범죄 모두 심판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러시아군 병사는 푸틴 대통령을 ‘범죄자’라고 비난하며 “푸틴이 지난주 나와 동료 병사들을 주검이 되도록 전장에 던져놓았다”며 “푸틴은 거짓말쟁이다. 집에 가고 싶다. 여기 있고 싶지 않다. 부끄럽다”고 울부짓기도 했다.
러시아군 탱크가 공격을 받아 폭발하고 있다. [유튜브 'The Sun' 채널 캡처] |
한편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정보 당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석 주도 안 돼 7000명 이상의 전사자를 냈다고 추산했다.
불과 20일 만에 발생한 러시아군 전사자 7000명은 지난 20여년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각각 전사한 미군 숫자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군의 사기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최근 정보보고에는 러시아 병사들이 차량을 세워놓고 숲속으로 도망치고 있다는 사례가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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