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 판셴룽(範先榮). [유튜브 '中國新聞罔'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외교·경제적 제재를 반대하며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현지 중국 외교관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단합된 힘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정치·경제적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우크린폼은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 판셴룽(範先榮)이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의 막심 코지츠키 주지사와 최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모든 국가가 지닌 주권을 기반으로 선택한 길을 존중할 것”이라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단합력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으며, 그것이 (지금의 전쟁 시기를 버티는) 힘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판 대사는 중국이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울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 판셴룽(範先榮·오른쪽)이 막심 코지츠키 우크라이나 르비우 주지사와 만나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위크] |
그는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우크라이나에게 언제까지나 좋은 우방국이 될 것이라 책임지로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판 대사의 발언에 대해 서방 언론들은 현지 외교관이 러시아와 사실상 거리두기에 나섰으며, 본국의 태도와 다소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위크는 “베이징(北京)에서는 매일 같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으며, 러시아의 안보보장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라며 “비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나 키이우(키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서 벌어지는 민간인 사망 사건 등에 대한 인정이 포함돼있진 않지만,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내놓은 입장 가운데 가장 러시아와 멀고 서방과 가까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 판셴룽(範先榮·오른쪽 앞에서 세 번째)이 막심 코지츠키(왼쪽 앞에서 세 번째) 우크라이나 르비우 주지사와 만나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위크] |
최근 미 언론들은 일제히 러시아가 중국 측에 군사·경제적 지원을 요청했고, 중국이 이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 부인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유엔 총회 등에서 나온 러시아에 대한 규탄 목소리에 ‘기권’ 표를 던지며 사실상 러시아 편에 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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