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판 맥도널드 ‘바냐아저씨(Uncle Vanya)’의 로고. [러시아 지식재산청]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에서 서방 대표 기업들의 ‘엑소더스(탈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가 떠난 자리를 대체할 러시아판 맥도널드 ‘바냐아저씨(Uncle Vanya)’의 로고가 공개됐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바냐아저씨의 새 로고가 지난 12일 러시아 지식재산청에 제출됐다.
앞서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맥도널드의 자리를 바냐아저씨란 이름의 새로운 패스트푸드 체인이 대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해당 브랜드명은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가 1897년 발간한 희곡집에 담긴 작품 바냐아저씨에서 따왔다.
바냐아저씨의 새 로고는 바냐아저씨의 첫 글자 ‘V를 가리키는 키릴 문자 ‘B’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러시아 특허 당국은 설명했다.
1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루카 사프로노프라는 이름의 한 남성이 지난 14일 맥도널드 출입문에 자신의 몸을 묶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맥도널드 문을 닫는 것은 나와 동료들에 대한 적대행위”라고 소리치며 맥도널드 철수 결정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유튜브 'B1' 채널 캡처] |
하지만 해당 로고를 접한 사람 사이에선 곧바로 논란이 일었다. 새 로고의 모양이 사실상 맥도널드 로고를 표절한 것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이다.
데일리익스프레스는 “매의 눈을 갖지 않은 사람들조차 맥도널드의 상징인 황금색 아치를 옆으로 눕힌 뒤 노란색 막대 하나를 급하게 꿰맨 것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상에서도 해당 로고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많은 트위터 이용자는 “의심스러울 정도로 친숙하다”며 비꼬기도 했다.
앞서 맥도널드는 지난 14일부터 러시아 전역에 있는 850개 지점을 폐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맥도널드가 러시아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하기 전 햄버거를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러시아 시민들의 차량. [유튜브 'B1' 채널 캡처] |
이에 러시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햄버거 꾸러미가 5만루블(약 46만원), 콜라 한 잔은 1500루블(약 1만4000원)에 판매되는 등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영국 매체 미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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