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기자회견서 러와 협상 진행 상황 설명도
[젤렌스키 텔레그램]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시작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막대한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키이우를 방어하겠다는 항전 의지를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연설 영상을 통해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장악하려면 키이우의 모든 것들을 파괴해야만 가능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시민들에게 키이우를 향한 러시아군의 공세를 막아내는 것이 아무리 어려운 일일지라도 방어 강도를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떠한 희생을 치러서라도 수도를 지키겠다는 항전 의지를 재차 표명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그동안 어떻게 침략자들에게 저항했는지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협상팀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협상팀은 서로 최후통첩을 교환하기보다 구체적 사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세 차례의 대면 협상 이후에도 화상 연결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측과 대면협상에서 러시아 대표단 단장이었던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이 계속 협상을 이끌고 있다고 부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견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서방이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의 중재 노력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유대계 우크라이나인인 그는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에게 예루살렘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정상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고도 했다.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The Telegraph' 채널 캡처] |
이스라엘은 미국의 가까운 동맹으로서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연대를 표하며 인도주의 지원을 했지만, 위기 완화를 돕고자 러시아와도 소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원국들의 광범위한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후 우크라이나군 1300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고 추산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가 민간인 사상자 규모를 발표한 적은 있지만 군병력 손실에 관한 수치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에서 상당한 손실을 봤으며, 본토에서 추가 병력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이미 1000억달러(약 123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봤으며, 대부분의 우크라이나 기업은 운영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