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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금껏 제가 군대에 입대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침략자 블라디미르 푸틴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얼마나 강한지 이번에 잘 알게될 것입니다.”(케이트 매치신·33·여)
러시아의 전면 침공을 받아 전 국토가 전쟁의 포화 속에 빠져든 우크라이나의 여성들이 총을 들고 최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침략을 막아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군당국은 최전방 부대에서 현역병으로 복무 중인 여군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 등장한 우크라이나 여성들은 AK-47 돌격 소총을 들고 직접 최전방에 배치돼 러시아군과 맞서기도 했고, 난민촌에서 자원봉사자로 나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집과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돌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최전방에 배치돼 군복무 중인 한 우크라이나 여성은 더선과 인터뷰에서 “나는 물론 수많은 여성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역에서 배치돼 있다”며 “남자들과 똑같이 전장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마사지 치료 사업을 하던 매치신 씨는 지금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우에서 AK-47 돌격 소총 사용법을 익히며 전선에 배치되기 위해 훈련 중이다.
매치신 씨는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수많은 어린이들을 매일같이 죽이고 있는 상황에 여성들도 두고만 볼 수 없었다”며 “우리들의 아이를 죽인 푸틴에게 이제 우리가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쟁 전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농업 기계 회사를 운영하던 여성 사업가였던 보하다나 오스타피크(23·여) 씨도 군사 훈련을 받고 있는 여성 중 한 명이다.
그는 “전쟁이 몇 주 안에 끝날 수도, 몇 년 동안 계속될 수도 있다”며 “그렇다면 러시아의 침략을 최종적으로 물리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무기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러시아를 격퇴하기 위해 직접 총을 들고 전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dailymirror’ 채널 캡처] |
고령인 탓에 전선에서 총을 들지 않지만, 군수 물자 생산·보급 등에 헌신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25년간 대학교 강사로 근무했다는 보다나 시미아케우흐 씨는 군 위장막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그물을 만들기 위해 자원봉사를 자처했다.
시미아케우흐 씨는 “우리가 강해질 수 있는 것은 전세계의 지지를 받기 때문”이라며 “정말 어려운 시기지만 모든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힘든 상황이지만 유머도 잃지 않았다. 시미아케우흐 씨는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면 (2014년부터 러시아가 점거 중인) 크름(크림)반도로 휴가를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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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아 도브할리우크(52, 여) 씨는 난민 수용소로 보낼 구호물품을 분류하는 일을 하는 600명의 자원 봉사자 중 한 명이다.
도브할리우크 씨는 “전쟁 중에 어떻게 집에 앉아서 TV만 볼 수 있겠나”라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란 굳은 믿음을 갖고 매일 이곳에 나오고 있다”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