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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차, 이제 주유소에서 충전할 수 있을까 [비즈360]
충전기 1대당 전기차 20대꼴…확충 시급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 누적 23만대 넘어
충전요금 300원대 동결…특례할인 전망
尹, 원전 산업 육성…전기차 대중화 기대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 설치된 현대차그룹의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 ‘이피트(E-pit)’.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핵심 공약으로 ‘전기차 시대 선도’를 내걸고, 충전 인프라 확충과 전기차 요금 5년 동결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보급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윤 당선인 공약집에 따르면 일반 주유소와 LPG 충전소에서도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현행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주유소나 LPG충전소에 연료전지를 설치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서울시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일부 주유소에 연료전지를 설치하기도 했지만, 원칙적으로는 어렵다.

윤 당선인은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주유소·LPG 충전소 내 설치 가능한 건축물에 연료전지를 포함하고, 충전 설비 관련 각종 규제를 풀어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는 23만1443대로, 2020년(9만6481대)보다 71.5% 증가했다. 반면 전국의 충전기 대수는 지난해 9월 기준 7만6715대 수준이다. 빠른 충전이 가능한 급속충전기는 이 중 1만3202대에 불과하다.

주요 도시의 급속충전기 한 대당 전기차 대수는 20대를 훌쩍 넘는다. 서울이 23.9대, 부산이 29.4대, 대전이 23.2대, 인천이 24.3대 수준이다. 전국 평균 대수는 15.3대다. 1대의 충전기를 15대의 전기차가 이용하는 셈이다.

윤 당선인이 도심 내 접근성이 좋은 주유소 등을 활용, 전기차 충전소 설치를 대폭 확대할 경우 전기차 사용자의 편의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급을 위해 충전요금을 5년 간 동결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도 주목된다. 현재의 급속충전 평균 금액인 1㎾당 300원대(환경부 급속충전기 기준)의 전기차 충전요금을 5년간 올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 2017년 1월 50㎾급 급속충전기 사용 요금을 기존 1㎾h당 313.1원에서 173.8원으로 절반 가까이 깎았다가, 3년 만인 2020년 7월 255.7원, 지난해 7월 292.9원까지 인상했다.

윤 당선인은 현 상황대로라면 조만간 전기차 요금이 조만간 400원대까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충전 요금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은 2017년부터 적용돼 오던 한전의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할인 제도가 단계적 폐지수순을 밟고 있어서다. 오는 7월 1일에는 특례할인이 완전히 사라진다.

업계에서는 전력 공급가가 낮아진다면, 이 제도가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탈(脫)원전’ 정책 기조에서는 한전이 전기요금을 낮출 여력이 없었지만, 윤 당선인은 발전 단가가 낮은 원전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정부의 목표 대비 전기차 보급이 늦어지고 있고, 전기차 구매 고객들은 연비에 대한 이득 때문에 전기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지금 전기차 요금 올린다면 친환경 정책을 실현하기 어려운 만큼, 원전 재가동을 통해 충전요금을 올해 정도까지는 동결한 뒤, 합의를 통해 서서히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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