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전쟁포로로 잡힌 러시아군 드미트리 미하일로비치가 우크라이나 유니안 통신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텔레그래프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포로로 잡힌 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매체에서 준비한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것이 부끄럽다며 용서를 구했다.
7일(현지시간) 호주 언론에 따르면 전쟁포로가 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유니안 통신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자신을 러시아 방위군 소속의 드미트리 미하일로비치라고 밝힌 이 남성은 자신이 우크라이나의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며 오로지 자유의지에 따라 발언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하일로비치는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을 회상하며 “우크라이나로 이동 명령이 갑자기 내려졌다”며 “민족주의자가 장악하는 우크라이나를 제거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정확한 상황을 알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우크라이나 태생의 권투 선수 올렉산더 우식과 바실 로마첸코가 러시아군에 맞서 싸울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도 이 상황이 의심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땅에 슬픔을 가져왔다. 어떤 말로도 우크라이나인 국민에게 사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곳에 온 내 자신이 부끄럽고, 수치심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넷조차 되지 않았다. 러시아 정부가 끊임없이 우리를 세뇌하고 있다”며 “이 실상을 러시아에 있는 사람에게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미하일로비치는 우크라이나 내 상황을 ‘제노사이드’로 정의하며 러시아가 끝까지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집으로 돌아갈 기회를 달라”며 “너무 늦기 전에 전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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