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스 로켓에 붙인 관련국가 국기 가리기도
[NASA워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미국 우주비행사를 우주정거장에 남겨두고 떠나는 ‘묘한’ 영상을 올려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퓨처리즘(Futurism)’은 우주뉴스 블로그 ‘NASA 워치’를 인용해 러시아 국영뉴스매체 ‘리아노보스티’가 로스코스모스가 제작한 이 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렸다고 전했다.
NASA워치는 지난 6일 이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고 “(로스코스모스 사장 드미트리) 로고진이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그램으로 분명하게 협박하고 있다”고 했다.
영상은 기존 영상을 짜깁기해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이 미국 우주비행사 마크 반데 하이(56)와 포옹하고 러시아 우주선이 우주정거장을 떠나는 장면, 지상관제소에서 환호하며 손뼉을 치는 장면 등을 담고 있다.
반데 하이는 이달 30일 355일간의 우주정거장 최장 체류기록을 세우고 러시아 우주비행사 두 명과 함께 소유스 캡슐을 타고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그를 태우지 않고 돌아오는 것을 암시하거나 러시아 모듈이 분리된 뒤 우주정거장이 고도를 잃고 추락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NASA 워치] |
우주정거장은 러시아 모듈과 도킹 중인 화물선 ‘프로그레스’ 등이 주기적으로 엔진을 분사해 지구에서 약 400㎞ 고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러시아 측에서 이를 볼모로 한 위협적 언사가 있었다.
로고진 사장은 지난달 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러시아) 항공우주산업뿐 아니라 그들(미국)의 우주 프로그램도 저해할 것”이라면서 “우리와의 협력을 막는다면 ISS가 궤도에서 이탈해 미국이나 유럽에 떨어지는 건 누가 막느냐”라고 했다.
이에 대해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트윗 댓글에 스페이스X 로고를 올려 러시아가 떠나면 스페이스X가 고도 유지 임무를 맡을 수 있다고 응수했다.
로스코스모스의 영상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제재를 가하는 서방국가에 대한 심리전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로고진 사장은 영국의 적대적 행위를 이유로 영국 정부가 지분을 가진 통신기업 ‘원웹(OneWeb)’의 우주인터넷 위성발사를 취소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발사요원들이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의 발사장에 세워진 소유스-2.1b 로켓에서 원웹 로고 밑에 붙인 관련 국가의 국기를 흰색 테이프로 가리는 영상을 트윗에 띄우기도 했다.
[드미트리 로고진 트위터] |
로켓을 발사대에서 내리기 전인 지난 2일 올린 이 영상에서 발사요원들은 영국과 일본, 미국의 국기를 차례로 가리는 장면을 담았다. 한화시스템이 원웹에 3억달러를 투자해 인도, 프랑스 국기와 함께 태극기도 함께 붙어 있었지만 영상에는 이를 가리는 장면이 포함되지 않았다.
로고진 사장은 “바이코누르 발사요원들이 일부 국가의 국기가 없으면 로켓이 더 아름다워 보일 것이라고 결정했다”는 글을 영상에 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