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텔레그램]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소도시 이르핀에서 피란길에 나섰던 일가족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박격포 공격 등 우크라이나 전역의 도시들을 향해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 러시아를 향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6일(현지시간)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배포한 연설 영상을 통해 “일요일인 오늘은 평소대로라면 ‘용서의 날’이지만 지금 우리는 수백명의 희생이 발생하고 수천명이 고통속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침략자인 러시아를) 용서할 수 없다”며 “신이 러시아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러시아에겐 용서 대신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젤레스키 대통령이 이날 ‘용서’에 관해 연설을 하고 나선 것은 이날이 일주일간 이어졌던 우크라이나 민속 축제인 ‘마슬레니차(Maslenitsa)’의 마지막날인 ‘용서의 날’이기 때문이다.
이 날에는 만일 누군가가 죄를 짓거나 실수를 해도 그가 사과를 한다면 용서해 줘야 하며, 반대로 자신도 사과를 하면 용서를 받을 수 있으며 용서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같은 명절을 기념하고 있다.
[유튜브 'Glasnost Gone' 채널 캡처] |
젤렌스키 대통령은 ‘용서의 날’이었던 이날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적인 포격을 감행한 러시아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그들의 침략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향해 포격을 퍼부었고,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키이우 외곽 소도시 이르핀의 한 도로에선 러시아군이 발사한 박격포탄이 터져 피란길에 나섰던 일가족 중 어머니와 10대인 아들, 8세쯘 돼 보이는 딸이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가족의 비극과 이르핀을 비롯한 키이우 북쪽 외곽지역 주민들의 목숨을 건 피란길은 현지 취재진과 주민들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이 각국의 언론매체와 SNS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튜브 'Glasnost Gone' 채널 캡처] |
특히 부서진 다리 밑에 수백 명의 피란민들이 모여든 장면이 담긴 AP 통신의 사진은 많은 유력 매체에 보도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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