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연결 대신 시트 내 배터리 장착
슬라이딩 커넥터로 자유로운 이동과 회전 가능
아이오닉7 콘셉트카의 시트 구성 [현대차그룹제공]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7 콘셉트카를 살펴보면 운전석과 조수석의 시트가 앞뒤는 물론 좌우로도 자유자재로 회전한다. 미래 자율주행차의 모습을 상상할 때 자유로운 시트 구성이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 기술적으로는 구현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현대자동차는 시트 내부에 배터리를 탑재했다.
최근 자동차의 시트는 탑승자가 앉는 본연의 기능 뿐 아니라 열선 및 통풍기능, 전동 위치 조절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이러한 기능을 가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력이 연결돼야 한다. 따라서 배선을 통해 전원 공급장치와 연결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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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율주행 차량에서 탑승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시트를 구성해 앉기에는 유선 전력 공급 구조는 한계가 크다. 앞뒤가 크게 움직이거나 스위블(180도 회전) 할 경우 배선 장치의 단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트가 움직일 때 배선이 노출돼 미관을 해칠 수도 있고 감전 등으로 탑승자가 안전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시대의 시트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연구개발을 이어왔다. 시트 기술의 발전 없이는 탑승객들이 자율주행의 편의성을 온전히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출시된 8세대 쏘나타의 경우에는 보고 핀(POGO Pin) 방식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배터리 내장형 시트를 개발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충전을 위한 커넥터 위치가 고정돼 있어 충전을 위해 시트를 특정 위치로 옮겨야 하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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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이를 보완한 슬라이딩 커넥터 방식의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를 개발했다. 포고 핀 방식과 달리 시트 위치에 무관하게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이 기술의 장점이다.
시트 좌우 레일은 차량 플로어의 포코 커넥터를 거쳐 각각 신호와 전원을 측면에 장착한 별도의 외부 모듈에 전달한다. 그리고 모듈 내 슬라이딩 커넥터 및 인쇄회로기판(PCB)을 통해 시트와 내장 배터리로 신호와 전원을 공급한다. 시트가 앞뒤로 이동하면 슬라이딩 커넥터가 함께 움직이며 시트에 지속적으로 전력과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모듈 형식인 만큼 기존 시트 레일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호환성이 높고 조립 공정도 단순하다. 시트 배터리와 제어기 역시 기존 시트 프레임에 쉽게 장착할 수 있다.
히든 와이어링 배터리 내장형 시트는 차량 배터리로부터 1차 전력을 공급받아 전동으로 조절되는 것은 물론 통풍 및 열선 기능도 사용한다.
이같은 기술을 통해 콘셉트카에서나 볼 수 있었던 미래적인 시트 디자인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게 됐다. 자율주행 자동차 특성 상 시트 내부에 장착돼야 하는 에어백도 시트의 자체적인 전원으로 구동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미국 등 5개국에 출원했다. 나아가 배터리 내장형 시트 기술을 목적기반모빌리티(PBV)나 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 적극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