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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美 “러軍 사기저하 심각…탱크 파손·버리며 전투 회피” [나우,어스]
美 국방부, 전쟁 모른채 투입된 러 병력 불만폭발 주장
“‘월133만원’ 계약직 vs ‘월3만원’ 징집병 불평등 내홍도”
우크라이나군에 사로잡힌 러시아군 병사의 모습. [200rf 텔레그램]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에 직면한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우크라명 크이우)에 진군한 러시아군의 병사들이 사기저하를 겪고 전투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정황이 발견됐다고 서방 언론들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들어간 러시아 일부 부대의 사기가 시들한 상태로 그대로 항복한 곳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량과 연료 부족 등 기본적인 병참 문제와 함께 일부 부대의 사기 저하에 발목이 잡힌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병사들이 자신의 임무에 대한 불만 때문에 차량을 파괴하고 무더기로 항복했으며, 일부는 차량의 연료 탱크에 구멍을 뚫어 참전을 막는 등 기물파손 행위도 저질렀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가 현재 병사들이 겪는 사기저하에 놀랐다”며 “보급과 지속적 작전에 문제가 생긴 것을 두고 불만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 병사들이 전투를 꺼린다는 정황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에도 다수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길을 잃고 굶주린 러시아 군인들이 약탈을 일삼거나 음식을 구걸하고 심지어 탱크와 트럭을 버리고 달아나는 동영상이 돈다.

우크라이나군에 사로 잡힌 러시아군 병사 한 명이 가족과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200rf 텔레그램]

포로로 잡힌 군인들은 전쟁의 목적에 혼란스러움을 나타냈고, ‘훈련’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는 항복하기도 한다.

장갑차 수백대가 버려지거나 우크라이나군에 나포됐고, 현지 농민에 붙잡힌 사례도 소개됐다.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가 지난달 28일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공개한 러시아 병사의 문자 메시지도 그 단면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됐다가 사망한 러시아 한 병사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에서 “그들은 우리를 파시스트라 불러요. 너무 힘들어요”라고 적었다.

러시아군의 장비 손실 중 다수는 우크라이나군이 파괴한 게 아니라 러시아군의 자발적 포기 또는 나포에 의한 것이었다고 WP는 지적했다.

틱톡에는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러시아 군사 장비를 담은 영상 수십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군 당국이 병사들의 군기를 잡기 위해 신체를 학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방 전문가들도 이런 분석에 대체로 동의한다.

우크라이나군에 집단으로 포로가 된 러시아군 병사들의 모습. [200rf 텔레그램]

WP에 따르면 군사 전문가은 러시아군의 많은 문제가 사기 저하로 귀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 군부에 사기 저하를 유발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팽배하고 그 때문에 작전이 차질을 빚고 전투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특히 징집병의 낮은 보수와 계약직 군인과의 불평등 문제가 부대 내 결속력을 떨어뜨린다는 설명이다.

러시아군의 70%는 계약직 군인은 3년간 복무하며 매달 1100달러(약 133만원)를 급여로 받는다. 장교인 이들은 부패에 관여할 ‘기회’도 있다.

반대로 징집병들은 4개월간의 기초훈련만 받고 1년간 복역한다. 보수로 매달 25달러(약 3만원) 이하를 받으며 자칫 계약직 장교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

연료와 탄약, 식량 운송을 다루는 군수·수송 부대에는 징집병이 다수다. 이들의 사기 저하는 전방 부대가 무력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기동부대와 정예 공수부대 역시 병력의 3분의 1가량은 징집병이어서 사기 저하에서 예외일 수 없다.

WP는 정부가 전쟁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한다면 이런 간극을 좁힐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병사들을 납득시키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Guardian News' 채널 캡처]

크렘린궁은 ‘전쟁’이란 용어 대신 ‘특별작전’을 언급하며, 승리에 필요한 대가와 희생의 중요성을 감추려 했다.

크렘린궁은 또 징집병이 있다는 사실조차 부인하며 그들의 희생을 지우려 하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러시아 대통령령에 따르면 징집병들은 러시아 국경밖에서 활동할 수 없다.

WP는 러시아가 전쟁 직전에 징집병 수천명의 신분을 강제로 계약직으로 바꿔 또다른 불만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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