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부품 부족에 제재 우려…글로벌 판매량 영향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정상 조업 속 ‘예의주시’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폭스바겐 칼루가 공장. [123RF]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반도체 공급난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동차 업계의 공급망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과 르노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러시아 생산이 중단된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정상 조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 그룹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받는 자동차 부품 공급이 늦어진 영향으로 독일 내 공장 2곳의 생산을 당분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 역시 부품 부족에 따른 물류난으로 이달 초 러시아 내 일부 자동차 조립 공장을 중단할 계획이다. 르노 측은 “이번 조치는 러시아와 주변국 간 국경 통제가 강화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르노는 전체 매출 가운데 8%를 러시아 지역에서 올리고 있다.
러시아 내 합작 법인을 통해 3개의 조립 공장을 가지고 있는 포드는 “이번 사태가 실시간으로 러시아 내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무역 제재에 관한 어떤 법도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간 23만대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아직 조업에 큰 차질은 겪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제재안이 발표되면서 부품 수급 등에 영향이 미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전자 제품과 컴퓨터, 반도체와 항공 부품 등 전략 물자의 러시아 수출을 막는 제재안을 발표한 이후 부품 공급난은 심화하는 분위기다.
실제 우크라이나에서 6000여 명의 인력을 고용해 와이어링 하네스를 만들고 있는 일본 스미토모 전기산업은 우크라이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대체품 공급을 위해 고객사와 협의 중이다.
핀란드의 타이어 제조업체인 노키아 타이어는 러시아에 대한 전 세계적인 제재에 대비하고자 일부 주요 제품 생산을 러시아에서 핀란드와 미국으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높아진 공급망 리스크는 자동차 생산과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JD파워와 LMC 오토모티브 등 시장 조사업체는 이번 사태로 올해 8580만대로 예상됐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약 40만대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프 슈스터 LMC오토모티브 사장은 “이미 타이트한 공급과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추가적인 압박을 받게 됐다”면서 “고유가와 알루미늄 가격 상승 등은 소비자의 신차 구매 의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