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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6兆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열린다…韓·美·中 ‘각축전’ [비즈360]
2040년 전기차 4636만대 폐차…폐배터리 쏟아져
SK 폐배터리 기술 개발 박차·LG 협력사에 투자 확대
CATL 재활용 시설 건립…레드우드·리-사이클도 투자
북미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의 배터리 재활용 시설. [리-사이클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전기차 이상으로 주목받는 것이 있다. 바로 ‘사용 후 배터리(폐배터리)’다.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희귀금속을 추출해 다시 새 배터리를 만드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 가격 절감을 위한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폐차되는 전기차(BEV+PHEV)는 2025년 54만대에서 2040년 4636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전기차에서 나오는 폐배터리는 2025년 42GWh에서 2040년 3455GWh로 80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폐배터리의 경우 중금속 오염, 폭발 등의 이유로 재사용(reuse)하거나 재활용(recycle)된다. 잔존수명이 많은 경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른 용도로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재활용을 통해 니켈·코발트 등을 회수한다.

재활용 시장은 2025년 26GWh에서 2040년 1606GWh 규모로 예상된다. 금액 기준으로는 2025년 6조원에서 2040년 66조원까지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제 막 시장이 개화하는 단계라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만큼 배터리 시장 1·2위를 다투는 한국, 중국뿐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참전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SK다. SK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꼽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대전 소재 폐배터리 재활용(BMR) 데모 플랜트(시험 설비)의 기계적 준공을 지난해 마치고 시험 가동을 시작했다. 2025년 기준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약 300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것은 이미 상용화돼 있지만, 리튬을 고순도의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하는 기술은 지금까지 없었다. SK이노베이션의 기술을 활용하면 니켈·코발트 등을 보다 많이 고순도로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북미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폴란드와 충북 오창공장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다른 업체들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구조. [포스코 제공]

포스코HY클린메탈은 지난해 5월 포스코와 중국 화유코발트가 65대35로 합작설립한 법인이다. 12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재활용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올해 7월 준공이 목표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연간 니켈 2200t, 코발트 700t, 망간 600t, 탄산리튬 2100t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옆에는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공장이 있어 포스코케미칼에 원료를 직공급해 가공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역시 쏟아지는 폐배터리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1위 배터리 회사인 중국 CATL은 지난해 중국 후베이성에 약 6조원을 들여 배터리 재활용 시설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사인 독일 ZF그룹, 독일 화학사 바스프 등과도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또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인 BYD는 중국 전역에 약 40개에 달하는 폐배터리 회수 거점을 설치했다.

중국 배터리 회수·처리 기업인 거린메이는 중국 내 최대 규모의 폐배터리 회수·처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200여개의 완성차 업체와 폐배터리 회수·처리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중국 정부 역시 폐배터리 처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아직 현지에 배터리 생산 기지가 많지 않다. 상당 부분을 한국,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폐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회사는 캐나다 기반 북미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회사인 리-사이클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도 협력을 체결한 리-사이클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작년 말부터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 약 1억7500만 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완공되면 북미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재활용 허브가 된다.

최근 공장 내 처리 용량도 상향 조정했다. 당초 해당 허브의 입력 처리 용량은 연간 2만5000t이었지만, 이를 3만5000t까지 증가시킬 예정이다.

테슬라의 공동창업자인 JB.스트로벨이 창업한 레드우드 머티리얼즈 역시 배터리의 순환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레드우드는 약 10억 달러를 들여 새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최근에는 포드, 볼보와 협력을 체결하고 폐배터리 분류·회수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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